서울성모병원, ‘봄, 우리답게 고맙습니다’ 캠페인
솜사탕·두더지게임·인형뽑기 부스 마련
환자·보호자 참여 공간도 운영하며 소통 확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7일 병원 야외공원에서 열린 ‘봄, 우리답게 고맙습니다’ 캠페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솜사탕 먹을까? 나 인형도 뽑아야 되는데.”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야외 공원 한편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병원 특유의 긴장감 대신 팝콘 냄새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환호가 공간을 채웠다. 각양각색의 옷을 입은 의료진이 삼삼오오 모여 솜사탕을 들고 사진을 찍고,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는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의료진에게 잠시나마 ‘쉼’을 선물하기 위해 마련된 서울성모병원의 ‘봄, 우리답게 고맙습니다’ 캠페인 현장이다.
대학본관 앞 광장에는 솜사탕·팝콘·슬러시를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부스부터 두더지 게임을 할 수 있는 ‘팡팡! 오늘 피로 리셋!’, 공을 던지는 ‘스트레스 OUT 공던지기!’, 인형뽑기 부스 ‘밀당금지! 인형 구출 작전’, 떨어지는 스틱을 잡는 ‘도전! 손 빠른 자의 승리!’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의료진들은 점심시간이나 잠시 비는 시간을 이용해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겼고,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의료진은 아니지만 마치 의대 축제에 놀러 온 학생처럼 현장을 둘러봤다. 한 손에 슬러시를 들고 부스를 지나자, 평소 병동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의료진이 게임 점수 하나에 웃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상에서는 다소 어렵고 긴장된 존재로 느껴졌던 사람들의 또 다른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7일 병원 야외공원에서 열린 ‘봄, 우리답게 고맙습니다’ 캠페인에서 인형뽑기를 하고 있다. 인형을 뽑고 좋아하는 모습.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특히 인형뽑기 부스는 가장 긴 줄이 늘어선 인기 공간이었다. 인형을 뽑은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고, 성공할 때마다 주변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김하영 서울성모병원 수술실 간호사는 “교대 근무를 하는데도 부스 운영 시간을 넓게 잡아줘서 많은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어 좋다”며 “바쁜 와중에도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 재충전할 수 있었고 인형까지 얻어갈 수 있어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스틱잡기 게임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차승훈 의공학팀 수석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며 “구성원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자도 인형뽑기에 도전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나쯤은 쉽게 뽑게 해주는 건가’라는 기대는 금세 무너졌다. 결국 두더지 게임 부스로 자리를 옮겨 정신없이 망치를 휘두르다 보니 기사 마감 생각도 잠시 잊을 정도였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7일 병원 야외공원에서 열린 ‘봄, 우리답게 고맙습니다’ 캠페인에서 두더지 게임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현장 한쪽에는 곰인형 탈을 쓴 이벤트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공간도 마련됐다. 의료진과 직원들은 인형탈과 함께 ‘인생네컷’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고, 병원은 어느새 ‘사진 맛집’ 같은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야외 공간이 의료진을 위한 축제 공간이었다면, 본관 내부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캘리그래피 체험과 의료진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는 부스에는 내원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포스트잇에 감사 편지를 남기던 한 내원객은 “1년 전 남편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이지열 병원장에게 수술을 받았다”며 “지금은 항암치료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성모병원을 믿고 다녔는데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본관 내부에 마련된 감사 이벤트존. 내원객들이 의료진을 향한 감사의 편지를 적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서울성모병원 본관 내부에 마련된 감사 이벤트존.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에게 한 내원객이 감사의 편지를 적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2017년 시작된 캠페인은 원래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기획됐다. 초기에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에 가까웠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의료진의 사기 진작과 재충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지난해부터는 행사 장소를 야외로 옮겨 더 많은 교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올해는 환자와 보호자까지 참여 범위를 넓혔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교직원 간 유대와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환자·보호자와 공감할 수 있는 병원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의료진과 환자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소통의 장’으로 캠페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다.
행사를 주관한 문초희 서울성모병원 고객행복팀장은 “직원들이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싶었다”며 “환자분들도 병원 안에서 작은 위로나 공감을 느끼길 바랐다.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은 있어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캠페인이 그런 마음을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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