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임단협 개막…산업별 동상이몽 갈등 고조
삼성전자, 파업 앞두고 터진 노노 갈등에 발목
현대차 기술 실업·조선은 하청·이주민 연대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초기업노조
5월 대한민국 주요 산업 현장이 춘투(春鬪)의 거센 파도 앞에 섰다. 올해 노사 관계는 기술 전환기에 따른 고용 위기와 노조 내 주도권 싸움, 고용 구조 변화에 따른 연대 투쟁이 얽힌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반도체의 ‘내홍’과 자동차의 ‘미래 고용’, 조선업의 ‘결집’이 이번 춘투의 3대 핵심 키워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사 갈등 속 노조 간의 내부 분열, 즉 ‘내홍’이 또다른 변수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비반도체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전삼노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를 향해 날을 세우며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최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동행노조는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배제하고, ‘어용노조’라 지칭하며 비하하는 등 존재 자체를 부정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선언했다. 이는 최근 노조가 반도체(DS) 부문의 성과급 요구(영업이익의 15% 지급)에만 집중하면서 가전·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소외됐다는 불만이 폭발한 결과다. 현재 7만6000명을 웃돌던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가 7만3000명대로 하락하는 등 내부 결속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갈등은 향후 파업 동력에도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6일 상견례를 시작한 현대자동차 노사의 최대 쟁점은 기술 혁명에 따른 ‘고용 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65세 정년 연장 등 기존 요구안 외에도 현대차가 도입을 예고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정조준한 ‘완전 월급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로봇이 현장에 투입돼 근무 시간이 단축되더라도 기존 숙련 기술의 가치를 인정해 임금을 보전해달라는 취지다.
이는 제조업의 AI 전환기에 따른 기술 실업 공포를 전면에 내세운 첫 사례로, 노조는 “합의 없는 생산라인 로봇 배치는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영일 현대차 대표는 “미국 관세와 중동 전쟁 리스크 등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현대차의 지속 발전과 경쟁 생존을 위해 이런 현실을 직시해 달라”고 강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세 차례 부분 파업 끝에 타결을 이끌어냈던 현대차 노사는 오는 13일 단체교섭 출정식을 기점으로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에 돌입한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6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었다.ⓒ현대차
조선업계는 ‘역대급 호황’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다. 3년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이번 춘투는 원청 중심을 넘어 하청과 이주노동자까지 투쟁 전선에 합류하는 ‘광범위한 결집’이 특징이다.
HD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는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하청 및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집단 가입을 추진한다. 노조가 추산하는 대상 인원만 약 2만 5000명에 달한다. 조선업의 고용 구조 변화를 투쟁의 동력으로 삼아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역시 노조 간부 징계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안전 지침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노조원들이 임원 사무실을 무단 점거하고 집기를 반출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노조는 사측이 사고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 장교동 본사 앞 상경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춘투는 기업마다 풀기 힘든 숙제를 안고 있다”며 “특히 기술 전환과 고용 구조 변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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