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앞두고 국내 최초 ‘로봇 승려’ 수계식
국내 최초의 ‘로봇 승려’가 된 ‘가비(迦悲)’.ⓒ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국내 최초의 ‘로봇 승려’ 수계식을 열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비’라는 법명을 받으며 불제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조계종은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로봇 수계식을 봉행했다. 이 날 수계자로 나선 휴머노이드 로봇은 한 달간 수행을 마친 뒤 ‘가비(迦悲)’라는 법명을 받았다. 행사에는 연등회보존위원회와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가 함께 했다.
수계식은 실제 불자들의 수계 절차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색 장삼과 가사를 착용한 로봇은 스스로 걸어 입장한 뒤 두 손을 모아 합장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로봇 오계’가 눈길을 끌었다. 로봇은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을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인간을 존중하고 기만하지 않을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의 계율을 받았다. 불교계는 이를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윤리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연비 의식에서는 로봇 팔에 연등회 스티커가 부착됐고 목에는 108염주가 걸렸다. 법명을 받은 뒤에는 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영에 화답하기도 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계종 단일계단 수계산림을 관장하는 전계대화상을 맡은 조계종 총무부장 성웅스님은 법문에서 “세상 모든 유정무정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하였으니 로봇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로봇 스님이 연등회와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 신실한 불자로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연등행렬에는 ‘가비’를 비롯해 ‘석자’, ‘모희’, ‘니사’ 등의 법명을 받은 로봇들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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