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나의 사적인 예술가’로 출발…삶과 예술의 경계 조명 [27th JIFF]

데일리안(전주)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4.29 16:43  수정 2026.04.29 16:43

29일부터 열흘간 진행

꿈과 허상, 그리고 결국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담은 켄트 존스 감독의 ‘나의 사적인 예술가’가 전주국제영화제의 지향점을 환기했다.


2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나의 사적인 예술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켄트 존스 감독과 그레타 리,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노년의 예술가가 마주한 삶과 내면을 우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윌럼 더포와 그레타 리 등이 출연했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은 한때 잊혔던 예술가를 다시 발견하는 우화적 구조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과 예술의 현실을 함께 비춘다”며 “시와 유머,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일상과 맞닿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담아낸 만큼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개막작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켄트 존스 감독은 평론가로 출발해 영화와 비평, 영화제의 역사와 함께해온 인물”이라며 “그의 신작을 개막작으로 소개하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문성경 프로그래머 역시 “온라인과 SNS 이미지와 실제 삶 사이의 간극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며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인간의 삶, 그 복합성과 보편적 감정을 글로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을 통해 드러낸다”고 평했다.


켄트 존스 감독은 “그동안 여러 차례 초청을 받았지만 이번에 처음 전주를 찾게 됐다. 개막작으로 오게 돼 더욱 의미 있다”며 “이 영화제는 영화가 예술 매체로서 살아 숨 쉬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에너지와 애정이 넘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년의 예술가를 중심에 둔 이유에 대해 “인생은 결코 비어 있지 않다. 그 안에는 일종의 ‘글래머러스함’이 존재한다”며 “이는 사전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에너지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번지르르한 표면보다는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데 관심이 있다”며 “일상과 맞닿은 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영화에 더 끌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 대해선 “인물들은 현실과 꿈, 허상을 동시에 마주하고 그 매력에 이끌리지만 결국 깨진다. 글로리아는 새드엔딩을, 색스버거는 원상으로 돌아간다. 결국 일상의 움직임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시선을 밝혔다.


그레타 리는 배우로서의 출발에 대해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고 글을 쓰는 걸 좋아했다. 영화는 평생 추구하고 싶은 대상이면서도 나보다 훨씬 큰 세계처럼 느껴졌다”며 “LA로 이민 간 뒤에는 매주 주말마다 영화를 보며 세상을 이해해 나갔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스크린은 닿을 수 없는 세계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그 안에 들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다. 전주에 처음 왔는데, 이 작품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 순간이 꿈이 실현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글로리아 캐릭터에 대해서는 “모든 순간이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느껴지는 인물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패스트 라이브즈'에서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달리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글로리아는 모든 순간이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작동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지금까지 완전히 퍼포먼티브한 여성 캐릭터를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연기를 통해 그런 존재를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켄타 존스 감독은 “이 작품의 출발점에는 ‘시’가 있다. 시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된 영화다. 단순히 시적인 문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인의 목소리와 감각을 관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시뿐 아니라 노래와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을 함께 담아, 관객이 예술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10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창작자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며 “영화 시장이 위축된 시기일수록 영화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창작자들을 발굴해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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