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김남준, 연수갑·계양을 '전략공천' 수긍
'교통정리'는 됐지만…"연수 쉽지 않은 지역"
2016년부터 도전장 낸 野 정승연과 대결 전망
宋, 6선 고지 달성하면 '당권 도전' 관측
방미 일정을 마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고차방정식으로 평가된 인천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교통정리에 성공했다.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각각 연수갑과 계양을에 전략공천된 것에 수긍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적 고향을 떠난 '거물급' 송 전 대표가 새로운 둥지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해 당내 권력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전 진행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회의 결과 연수갑 선거구에는 송 전 대표를, 계양을 선거구에는 김 전 대변인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은 계양을에서 5선을 달성한 송 전 대표를 연수갑으로 보낸 배경에 '중량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에 녹록지 않은 지역이자 반드시 사수해야 할 핵심 전략 지역"이라면서 "인천에서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역임하고, 민주당 당대표를 지낸 당의 소중한 자산인 송 전 대표의 중량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에는 당초 정치권이 관측한 대로 김 전 대변인이 투입됐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이재명 의원 시절 보좌하면서 높은 지역 이해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언론인 출신이자 대통령 비서실 대변인으로서 탁월한 소통 능력을 증명했다"고 전략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계양을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로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만, 당초 지역구를 물려준 것은 송 전 대표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을 당시만 해도 김 전 대변인이 유력한 후임자로 평가됐다. '대통령 배출 지역구'라는 상징성에 맞춰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되는 김 전 대변인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민주당 복당 선언과 함께, 정치적인 고향인 계양을 복귀를 통보하면서다.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 간 계양을 공천을 둘러싼 신경전에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졌지만, 송 전 대표가 연수갑 전략공천을 수락함에 따라 내부 교통정리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계양의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해 왔고, 그곳에서 시작한 일들을 제 손으로 직접 마무리하고 싶다는 소망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당의 명령과 시대적 요구 앞에 개인적인 바람은 잠시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도 "송 전 대표가 닦아온 계양 발전의 밑그림 위에 이 대통령 곁에서 배운 실용 정치로 혁신을 더하겠다"며 "인천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계양을 언제까지 가능성으로만 둘 순 없는 만큼, 가능성을 성장으로 바꿔 가는 일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3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 대표실에서 면담 후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로써 인천 지역 공천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해소됐지만,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송 전 대표가 연수갑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하는지 여부에 쏠려있다. 연수갑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탓에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조차 녹록지 않은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가 박남춘 전 인천시장을 추천하며 사실상 지지 표명을 한 배경도 연수갑을 뚫기 위해선 지역 내 인지도와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송 전 대표 역시 지난 2010년 인천시장을 역임한 만큼, 연수갑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송 전 대표의 상대가 정승연 국민의힘 연수갑 당협위원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20~22대 총선까지 연수갑에 도전장을 냈지만, 박 후보에게 번번이 패배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두 자릿수(14.79%p) 격차로 패배했을 때와 달리, 22대 총선에선 격차가 6.36%p로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박 후보가 녹록지 않은 지역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정 위원장이 오랫동안 지역을 닦아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송 전 대표는 그냥 연수갑으로 오라"면서 열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송 전 대표는 높은 적합도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저 역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후보로 평가된다.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정치인 대 정치인으로 정면에서 평가받는 승부를 해보자"고 강조했다.
정치적 고향을 떠난 송 전 대표 앞에는 국회 복귀와 함께, 당권 도전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송 전 대표는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 역시 연임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는 정 대표와 송 전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3파전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는 친청(친정청래)계와 친명(친이재명)계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송 전 대표가 지난 3월 '뉴이재명 토론회'에 참석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당내 일부에선 친명계 구심점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송 전 대표의 국회 복귀가 사실상 당내 세력 구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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