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네버 돼야"…국민의힘 내 커지는 '尹 단절론'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2.05 04:05  수정 2025.12.05 04:05

尹 '계엄 정당화' 메시지에 국민의힘 격앙

"정치적 절연해야" "반대로 가야" 목소리

"외연확장·지선승리 어려울 것" 두려움도

일각 "절연한다고 지지층 멀어지지 않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단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당과 결부될 경우 외연확장은 물론이고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이 지지층 분열이 아닌 결집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면서 당 지도부가 조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12·3 계엄 1년째 되는 날인 전날 변호인단을 통한 입장문에서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전복 기도에 맞서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나 망국의 위기를 초래한 대의 권력을 직접 견제하고, 주권 침탈의 위기를 직시하며 일어서달라는 절박한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을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이 같은 윤 전 대통령의 주장과 선을 긋고 나아가 정치적으로 절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제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했던 정치 세력과는 정치적으로 절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의원은 "그렇게 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더 넓은 민심의 바다로 나갈 수 있고, 보수가 살고, 국민의힘이 살고,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지금 여론의 추이나 민심의 흐름을 보면 만약 오늘 선거라면 우리는 완패한다. 결단과 새로운 변화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다수로부터 신뢰를 받고 지지를 받아서 좌파 정권에서 우파 정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정권을 만드는 수권 정당으로 국민의힘이 변화할 때"라며 "그걸 못하면 국민의힘이 해산하고라도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을 만들어서라도 그 길로 가는 것이 청년들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계엄이 그렇게 정당했다면 계엄에 책임이 없다고 부하들에게 법정에서 그렇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며 "지금 당장 급선무는 계엄의 바다를 건너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뉴시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자는 움직임은 벌써 감지되고 있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3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계엄을 저질러 놓고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정이 다 떨어졌다"며 "지난 총선을 망친 데 이어 이재명에게 정권을 상납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억울하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여전히 지도부가 지지층 결집을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을 품는 듯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단 점이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고 적은 바 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는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윤어게인이 아니라 윤네버가 돼야 한다. 진실되게 사과하고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반대로 가는 메시지를 내는 것도 윤석열과 단절의 한 일환"이라며 "명확하게 계엄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들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당 안팎과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다면 외연확장과 지방선거 승리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보수를 살린게 아니라 오히려 죽인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이냐"라며 "민주당이 다시 독선을 펼치면 또 계엄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냐. 무조건 절연하고 엮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은 보수 적통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보수 정치나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며 "지금 윤 전 대통령과 멀어진다고 해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거나 지지율이 빠질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빨리 (절연) 해야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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