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살이란 극단적 수단…탄핵 돌파하던 기개 어디갔나
어떤 고난 있어도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 대통령이라는 자리
지금 당신이 태어난 고향마을에 돌아와 수많은 조문객들의 슬픔속에 조그만 관에 누워있을 노무현 대통령께 글을 올립니다.
이른 아침 봉하마을 뒷산에서 노 전대통령이 추락했다는 정보보고를 받았을 때도, 곧이어 자살기도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이어질 때도 그 보고가 정말 후에 밝혀진대로 진짜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각 당신은 이미 심폐소생술로도 불가능한, 이승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에서 투신했다는 사실은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살아온 기자의 입장에서도 쉽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그 어느 때도 겪지 못했던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렇게 힘드셨습니까. 대통령을 그만두고 돌아와서 농사를 짓고 가난했던 고향마을을 친환경 농사로 성공시키겠다던 그 꿈은 어디로 갔습니까. 그 꿈을 만천하에 자랑하던 바로 그 언덕 바위 위에서 스스로 몸을 내던질 만큼 그리도 힘 드셨습니까.
그리 하셔서는 안될 길을 가셨습니다. 아무리 자연인으로 돌아온 전직 대통령이라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이나 만인의 표상이어야 합니다.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자연인이라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천하의 누구도 말릴 일이지만 하물며 한때 나라를 대표하고 책임 진 분이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그러시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말을 해도 흔들림 없이 당신을 따른 지지자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당신을 그토록 반대해온 상대편의 사람들에게라도 끝까지 당당하고 의연하셔야했습니다. 그길이 구속이 됐든 또다른 가시밭길이 됐든 말입니다.
그렇게 떨어져도 기를 쓰고 부산 지역에서 출마하던 바보 노무현은 어디로 갔습니까. 선관위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탄핵을 받더라도 하고픈 말은 하겠다던 기개는 어디로 갔습니까.
지지자들의 환호에 취해서 스스로를 오류가 없는 인간이라고 착각하신건 아닌지요.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하시든 ´노무현무오류론´을 양산하는 지지자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신건 아닌지요.
현직에 계셨을 때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발언 때문에 두고두고 욕을 먹으셨지요. 그리고 최근엔 측근들에게 "정치 하지 마라"고 거듭 강조하셨지요. 그땐 노무현식 레토릭이구나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진심이셨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차라리 대통령을, 아니 국회의원을, 정치를 하지 않으셨으면 이런 비극은 오지 않았을텐데...이런 결과를 빚으려고 정치판에 오셨습니까.
만가지 이유가 있어도 노 대통령, 당신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가셨습니다. 삼가 애도를 표하면서 보수매체의 기자가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안타까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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