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유서 "비석 하나 남겨달라"

입력 2009.05.23 12:28  수정

사흘 전부터 식사도 못해… 생애 마지막 담배도 허락되지 않아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어… 너무 슬퍼하지 마라"

[기사대체 : 2009. 5. 23. 15:12]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직전 남긴 유서 전문이 공개됐다.

유서는 노 전 대통령의 개인용 컴퓨터에 한글파일로 작성됐으며 저장 시각은 오전 5시 21분으로 기록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기 24분 전이다. 유서는 컴퓨터 화면에 그대로 떠 있는 상태였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며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서 “너무 슬퍼하지 마라”고 한 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라고 마지막 글을 남겼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사흘 전부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고민에 빠져 있었으며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저를 나와 봉하마을 뒷산에 올라 투신 직전에도 담배를 찾았다. 하지만 수행하던 경호원이 마침 담배를 가지고 있지 않아 노 전 대통령에게는 생애 마지막 담배도 허락되지 않았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