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에 한 발 더 다가선 케이팝… ‘아파트’ ‘골든’ 본상 진출 새 역사 [D:이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1.11 08:56  수정 2025.11.11 08:57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 케이팝(K-POP) 아티스트와 곡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한국 대중음악의 새 역사를 썼다. 특히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분류되는 본상 후보에 케이팝 음악이 최초로 진입하면서 그동안 서구권 중심의 시상식으로 평가받던 그래미의 문턱을 케이팝이 마침내 넘어섰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뉴시스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 따르면,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APT.)는 본상인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해 총 3개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곡이 이 부문 후보로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OST인 ‘골든’(Golden) 역시 본상인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으며,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가 미국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선보인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는 케이팝 그룹 최초로 본상 중 하나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 후보에 지명됐다.


이번 그래미 후보 발표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케이팝이 마침내 팬덤을 넘어 주류 팝 음악 시장의 확고한 일원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팬덤 중심의 인기를 누려온 케이팝이 어엿한 팝 음악 시장의 주류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평가하며, 케이팝의 위상 변화에 주목했고, 포브스는 “‘아파트’와 ‘골든’의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며 “이 두 곡은 그래미 후보 자격이 있는 기간에 가장 성공한 곡들 사이에 있었다”고 짚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장르 부문 후보에 3년 연속 오른 바 있지만, 케이팝 음악이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등 그래미 본상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케이팝의 숙원이 마침내 풀렸다”는 말도 나온다. 아직 수상 여부를 속단할 순 없지만, 후보 지명만으로도 기념비적 사건이라이라며 환영의 뜻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케이팝 관계자는 “그간 케이팝의 폭발적인 글로벌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그래미가 드디어 케이팝의 위상을 인정하기 시작한 사건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특히 케이팝 그룹 최초로 신인상 후보에 오른 캣츠아이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시장을 타겟팅한 케이팝 시스템의 확장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최종 수상 여부를 판단하기는 섣부르지만, 주요 본상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케이팝 아티스트와 곡의 본상 진출은 물론 배드 버니가 라틴 아티스트로는 처음 본상 3개 부문에 지명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시상식에서는 비욘세가 데뷔 이후 처음 ‘올해의 앨범상’을 받기도 하는 등 백인 위주의 시상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최종 수상자는 만 명이 넘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결정되는데, 올해 신규 초청 회원은 3800명 이상이다. 이들 중 39세 이하가 50%, 유생인종이 58%, 여성이 35%를 차지하는 등 주류 음악계 변화에 맞춰 투표인단의 구성 변화 역시 다양해지면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수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래미 어워즈 부문별 후보 최종 투표는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되며, 시상식은 내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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