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0원대 뚫린 환율, 이러다 1500원까지 갈까 [고환율 비상사태]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11 07:10  수정 2025.11.11 07:10

10일 원·달러 환율 1451.4원 마감…美정부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

지난주 1460원대로 치솟기도…원화, 주요국 통화 중 절하율 1위 기록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 원화 ↓…상당 기간 고환율 기조 이어질 듯"

"고환율 장기화 되면 자산 양극화 심화…1500원선 돌파 가능성도"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을 뛰어넘어 1460원대를 위협하며 고환율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로 원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5원 내린 1457.0원으로 출발해 1457.5원을 찍은 뒤 혼조세를 나태나다가 장중 하락폭을 키웠다.


이번 환율 하락은 40일째 이어지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해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상원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절차 표결이 찬성 60표로 가결되면서 셧다운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4% 내린 99.611을 기록했다.


앞서 환율은 지난 7일 야간 거래 종가가 1461.5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전주 대비 28.5원 상승한 것으로, 지난 4월 9일(1472.0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화 가치도 한 주 새 약 2% 떨어지며 주요국 통화 중 절하율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원화 약세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세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점, 미·중 통상 갈등 재점화 우려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이끌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자금 이동도 달러 수요를 자극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환율 장기화는 실물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자극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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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150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춰질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와 자본 유출 우려가 맞물릴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와 달러 수요 증가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15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60원까지 오른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와 맞물린 달러 수요 증가 때문"이라며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원자재수입, 석유가격 상승 등 부정적 파급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환율은 1470~148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AI가 안정될 때까지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현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이 1450원대인 만큼, 가능성은 적지만 외환위기 분위기가 재등장 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외환위기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1500원선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일 환율은 미국 상원이 셧다운 사태를 해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앞으로 상당 기간 고환율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고환율이 장기화 되면 계층 간 양극화를 심화돼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해외 자산을 보유한 고소득층은 환차익을 얻는 반면, 저소득층은 상실감이 커지는 등 계층 간 자산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환율 흐름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15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예상대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경상수지가 꾸준히 흑자를 유지한다면 환율 상승세를 일정 부분 제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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