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와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 현장간담회
장동혁 "지금 필요한 건 망언 사과 아닌 정책 방향 전환"
오세훈 "서울시와 국민의힘이 여러분 염려 덜어드릴 것"
국민의힘과 서울특별시가 서울 노원구 상계5재정비촉진구역에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제 나이가 80대인데, 90대인 분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속도를 내도 이 길이 문턱에 발을 들일 지 안 들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살아있을 동안 새로 집 짓는 것을 보고 죽을 수 있을까 그런 하소연을 많이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10·15 대책' 여파로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는 주민들의 불안과 호소가 터져 나왔다. 24일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에게 조합원과 주민들은 "어떠한 조치든 시급히 취해 달라"는 염원을 전했다.
국민의힘 부동산정책정상화특별위원회와 배현진 서울시당 위원장, 오세훈 시장은 이날 상계재촉지구를 찾아 골목 일대를 천천히 둘러봤다.
허원무 상계5구역 재개발조합장은 주거 지역을 소개하며 "여기를 보면 정말 사람이 살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 벽조차도 바람이 불면 허물어지는 단계에 있다"며 재정비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실제 이 지역은 노후도 98%에 달하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안고 있다. 2005년 3차 뉴타운 사업지로 지정됐지만, 사업 여건과 주민 갈등으로 장기간 지연됐다. 이후 주민들의 자구 노력과 서울시의 규제 완화로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정부가 지난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다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현장을 둘러본 장동혁 대표는 조합원 및 주민과 함께하는 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했다. 그래서 첫 현장으로 이곳을 방문했는데, 골목을 지나오면서 이곳이 좋은 환경으로 빨리 바뀌길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인데 정부에서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사업이 늦어지는 건 아닌지 주민들의 여러 걱정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망언에 대한 사과가 아니다.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이라고 질타했다.
또 "잘못된 인식을 갖고 내로남불하는 국토부 차관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을 즉각 경질하는 게 정책 방향 전환의 시작"이라며 "국민의 주거안정과 청년의 주거사다리를 다시 놓는 해법은 규제 강화가 아니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촉진하고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매우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직까지 전임 시장 얘기를 하냐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적이 있지만 재정비 촉진 사업을 얘기하려면 과거를 회고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뉴타운 사업을 제가 가장 많이 지정해 놓았는데, 그 후임으로 들어온 시장은 389개 지역을 전부 해제했다. 저 뒤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와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 바로 그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을 잘못 발표해 놓고 민심이 흔들리고 수습이 힘들 거 같으니까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정책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논의를 이제 시작한다는 뉴스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며 "그간 서울시가 혼자 고군분투해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 지금 이런 특위를 만들어 당대표가 직접 챙겨주는 것에 대해 저 역시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그간 서울시 차원에서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던 것을 당 특위 차원에서 특별히 챙겨준다면 아마 정부와의 2인 3각 협력 관계가 좀 더 빠른 속도로 진척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서울시나 정부에게 요청하고 싶은 사안을 말해주면, 우리가 잘 조율해서 정부에게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힘이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여러분의 염려를 최대한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서울특별시가 서울 노원구 상계5재정비촉진구역에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조합원 서 모씨는 "우리가 추진위부터 시작해 20년이 걸렸다. 공무원 생활을 30년 했는데, 명예 퇴직한 그 당시부터 이 투쟁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참 많은 세월이 걸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구역에 노인용 시설이 없다. 살아 있을 동안 집 짓는 것을 보고 죽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하소연을 많이 하는데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지금부터 속도가 날 수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다만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그 염려로 이 자리를 찾았다. 분담금 등 앞으로 예상 못할 갈등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대응할 지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한 주민은 국민의힘과 서울시를 향해 "열악한 주거환경이 뭔 지는 알고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장 대표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목소리인 것 같다"며 "부동산 대책은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서 그래서 인간 다운 삶과 꿈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 현장을 찾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중심으로 현장 방문을 이어가며, '10·15 대책' 철회를 거듭 촉구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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