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000만원 보장 특약 출시
치매 환자 급증에 보험 수요 확대
레켐비 고가 치료비 부담 완화 기대
고령사회 진입과 치매 환자 증가세 속에서 보험사들이 치매 치료비 보장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치매 초기 환자에게 효과적인 ‘꿈의 신약’ 레켐비가 등장하면서, 이를 반영한 경쟁의 포문이 열린 것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손해보험은 새로 출시한 치매간병보험에서 레켐비 치료비 보장 한도를 2000만원으로 설정했다. 보장 구조는 투여 횟수에 따라 차등 적용돼, 1회 투여 시 200만원, 7회 이상 1000만원, 19회 이상 투여 시 최대 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흥국화재가 업계 최초로 치매 신약 치료비 보장 특약을 내놓으며 1000만원 보장을 선보였고, 9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혁신성이 인정된 담보에 일정 기간 경쟁사의 출시를 막아주는 제도로, 사실상 보험업계의 ‘특허’로 통한다.
이 기간 종료 이후 한화손보가 두 배 규모인 2000만원 보장을 내놓으며 경쟁의 포문을 연 셈이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치매 신약 보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환자 증가세가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국내 치매 추정 환자 수는 105만명에 달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1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 수 확대와 함께 치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상품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켐비는 치매 치료의 ‘꿈의 신약’으로 불린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주요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최초의 치료제로, 단순히 증상 완화에 그쳤던 기존 약제와 달리 발병 원인을 직접 겨냥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약은 아니지만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춰 중증 치매로 진행될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효과가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다만 실제 치료비가 연간 2000~3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약제이며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와 가족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민간보험사들이 레켐비 관련 보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단발에 그치지 않고, 다른 보험사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약의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유사한 보장을 담은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레켐비가 국내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 왔다”며 “앞으로도 관련 수요와 사회적 반향을 고려해 보장 상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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