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예금금리 1년여 만에 인상, 1년 만기 2.50%
예금금리 인상에도 대출금리 제자리…가계부담 등 제한적
“기준금리 인하 땐 더 벌어지는 예대금리차…대출 여력도 위축”
시중은행들이 1년여 만에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대출 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는 당분간 좁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0.05%포인트 올렸다.
KB국민은행은 대표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의 6개월·9개월·12개월 만기 모두 연 2.50% 금리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도 0.05%포인트 인상돼 12개월 만기 고객 적용 금리는 연 2.50%가 됐다.
신한은행 역시 기존 연 2.45%였던 1년 만기 예금상품의 적용 금리를 0.05%포인트 올렸다.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예금금리를 조정했고, 지난해 6월 이후 1년3개월 만의 인상이다.
하지만 정기예금 인상에도 예대금리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 7월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47%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5월(1.34%)보다 0.13%포인트 뛰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기조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곧바로 낮추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부채 관리·자본규제·리스크 프리미엄 등을 이유로 인하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선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벌어진다.
게다가 정부가 발표한 ‘생산적 금융’ 방안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 하한이 상향되면서 은행의 대출 여력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신규 대출 축소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에 맞춰 조정했지만 대출금리는 리스크와 정책 요인 때문에 쉽게 내리기 어렵다”며 “예대금리차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예금금리에 먼저 반영되다 보니 은행의 마진은 되레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출금리의 경우 가계부채 관리, 자본규제 강화, 위험가중치 상향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쉽게 내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그는 “특히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조정은 은행의 건전성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선 대출 축소나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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