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에 이어 HF 전세자금보증도 공시가격 140% 적용
관악구 실거래 사례 뜯어보니…공시가격 시세 대비 40% 수준
시세와 괴리 큰 주택가격 산정 방식…역전세 우려 키운다
ⓒ데일리안 DB
보증기관에서 전세보증금 관련 보증 심사 시 주택가격에 대해 공시가격 140%를 적용하면서 임대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워낙 낮게 산정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주택가격을 평가해 전세보증금 대출·반환 보증상품 이용이 사실상 어렵고 이로 인해 앞으로 줄줄이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28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세자금보증 심사 시 주택가격을 공시가격 140%로 평가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우 2년 전부터 주택가격 평가 기준이 공시가격 150%에서 140%로 낮아진 상황이다.
다세대·다가구·연립 주택 등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세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윤석여 정부 들어 3년 연속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함에 따라 비아파트 공시가격 자체가 많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공시가격이 낮으면 낮을수록 보유세 부담이 적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아파트의 경우 전세 대출·반환 보증 상품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이어서 임대인들은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 더욱 어려워진다.
여기에 공시가격을 반영하는 비율도 150%에서 140%로 낮아지며 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된 상태다.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동작구 사당동의 다가구 주택 건물 한 채에 대한 매매거래가 진행 중인데, 16억원에 거래가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공시가격은 5억원 수준으로 공시가격 140% 산정 시 7억원에 불과해 시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관악구 내에서 거래된 비아파트 사례를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은 4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봉천동 소재 한 다가구 주택 건물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29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 공시가격은 30% 수준인 5억1400만원이었으며 이를 140% 수준으로 환산하면 7억1960만원에 불과했다.
또 다른 다가구 주택도 17억원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공시가격은 43% 수준인 6억900만원이었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들을 살펴보면 사실상 보증 가입이 어려운 집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나마 HF 대출보증이 있어서 대출이 나오는 집들이 있었고 반환보증 가입이 어렵더라도 선순위 채권 등을 고려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집들을 중개했는데 앞으로는 이마저도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시가격 140%가 사실상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HUG에선 공시가격이 아닌 감정평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공시가격 대신 감정평가를 원할 경우 HUG에 신청하면 HUG가 입찰로 선정한 5개 감정평가 기관에서 해당 주택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감정평가 기관은 감정가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비공개돼 있다.
하지만 임대인들 사이에선 감정평가 가격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한 임대인은 “인근에서 급매로 저렴한 가격에 비아파트 거래가 한 건이라도 이뤄지면 감정평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갑자기 감정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계약 갱신 및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역전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임대인도 “공시가격이나 감정가격 모두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택가격 산정 방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임대인들도, 임차인들도 보증금 미반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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