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발사로 성사된 청와대-여야대표 ´첫만남´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09.04.06 12:21  수정

정치적 의제 배제...청와대 안보수석, 정세동향 보고

PSI 참여여부 및 남북관계 갈등 원인 두고 온도차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차, 국회 18대 개원 2년차에 청와대와 각당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남을 가졌다. 꼬박 1년을 돌아 정치권이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인 6일 청와대 백악실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박희태 한나라당·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번 회동은 북한이 5일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요청한 것. 주요 의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동향과 후속 대응, 이 대통령의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 성과, 한미FTA 등 국가적 현안들이다. 이 자리에서는 정치적 의제를 배제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조찬 회동과 관련, “18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여러 차례 3당 대표를 모시려고 추진했는데 그동안 이런 저런 정치적 상황이랄까 이유 때문에 불발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오늘 모임은 7시30분 시작해 9시15분까지 이뤄졌으며 안보와 경제, 국가적 현안에 관한 논의라 한승수 국무총리도 참석했다”면서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8시10분까지 초반에 북 로켓 발사 동향, 후속 대응 예를 들면 관련국과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북의 위성궤도 진입이 왜 실패했다고 하는지 등의 내용을 보고했다”고 간략히 회의 진행을 밝혔다.

특히 모임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관한 대화가 전체적으로 3분의 2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조찬 회동과 관련, “이처럼 경제 그리고 안보, 국가현안과 관련된 사항은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모임이 초당적 협력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3당 대표는 그 근본 취지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PSI 참여, 청·한나라·자유선진 ‘적극’ vs 민주당 ‘신중’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들어서는 각 당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전면 참여와 관련, 청와대와 한나라당·자유선진당은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힌데 반해 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PSI 참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상관없이 원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테러방지 등 국제협력 차원에서 검토돼온 사안”이라며 “국제적 협력 틀에서 검토돼 왔고 현재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여야 3당대표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북한 로켓 발사 등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 “우리 독자적 스케줄에 의해 원래 가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발사했다고 바로 (참여)하고 발사 안했다고 안하는 게 아니다. 적극 검토하는 상황이지 늦춘다던가 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부연설명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여야 좌우 구별 없이 온국민이 일치단결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국제사회에서 제재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왜 정부가 PSI 전면참여를 발표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조찬회동 이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나 제정당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는 적절치 않다는데 공감한다”면서도 “사후대책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었다”고 PSI참여 신중론을 밝혔다.

정 대표는 “PSI 참여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은 좀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고 북한과의 갈등을 늘리는 것보다 어떻게든 상황을 잘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남북관계 갈등 원인은 어디?

남북관계의 갈등 원인을 놓고도 약간의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책임으로 이회창 선진당 총재는 북한의 책임, 이 대통령은 전 정부의 책임이라고 하더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직접 전 정권이 책임있다 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인상을 받았을지 몰라도 그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강경주의자가 아니다”라며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주의 입장에서 다루자는 것이고 무엇보다 남북관계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이것은 전 정권, 현 정권 책임 따지고 할 게 뭐 있냐”면서 “대통령은 평소에도 햇볕정책 취지가 잘못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 경색은 현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이 정권이 시작되고 나서 대북관계는 전면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해야 한다”면서 “남북대화도 그렇고 기존사업도 후퇴하고 있다. 실패의 원인이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실패는 실패”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해야지 냉전시대로 가는 것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남북문제 있어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6자 회담과 북미관계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그런 차원에서 북한의 탓으로 돌리며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회창 선진당 총재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며 “(현 정부 책임이라는) 그런 시각과 분석은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북한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도대체 뭘 주야 하느냐”라며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거나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국제사회에 우리의 의지를 잘못 전달하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미FTA, 청 “국회 먼저 비준” vs 야당 “원안대로”

한미FTA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절차상 설명을 하며 국회가 먼저 비준할 것을 요구했고 야당은 “원안대로”통과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했듯, 한미FTA는 양국 모두에 상호 이익이 된다”며 “FTA를 진전시킬 의지가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미국이 변했고 비준동의를 적극적으로 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국회 비준동의 이후에도 “우리는 25개 법안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의회에서 표결만 하면 그 자체로 정리가 된다. 우리보다 절차가 빠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절차상 설명을 했다. 이는 국회에서 먼저 비준하는 게 좋겠다는 요청을 의미한다.

이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미국이 비준동의안을 원안대로 통과할 때 우리가 처리해야 한다”, 이회창 총재 역시 “미국이 원안대로 비준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섰을 때, 비로소 우리가 비준할 수 있는 문제다”라며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이란 용어가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가 국회에서 비준할 수 있느냐. 사전대책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외 G20 정상회의 결과와 관련,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는 매우 큰 역사적 성과”라며 “G20이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85%를 차지하는데 이번 회의는 세계의 중심이 주요 G7에서 G20으로 옮겨오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사일 방어체제(MD)에 대해 이회창 총재는 “국제적 공조를 위해 시급한 사안”이라며 “MD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현재 300㎞ 사거리로 제한된 미사일 능력도 넓히기 위해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MD의 경우 미국측 요청이 없었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정책을 확실히 세우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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