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하던 여고생, 훔친 시험지 없이 시험 치르자 수학 40점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7.18 09:13  수정 2025.07.18 09:13

훔친 시험지 없이 치른 기말고사에서 수학 40점, 윤리 80점 등 받아

경찰, 시험지 빼돌린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 입건해 조사 중

시험기간 중 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건조물 침입 등)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학부모(40대)가 지난 15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까지 시험지를 받아 시험을 치러왔던 학생이 이번 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퇴학 처분된 A양은 지난 4일 훔친 시험지 없이 치른 기말고사에서 수학 40점, 윤리 80점 등의 점수를 받았다.


평소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는 학생이었으나 훔친 시험지 없이 시험을 보자 이같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경찰은 지난 16일 A양을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빼돌린 시험지로 시험을 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양은 "(시험지가 똑같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훔쳐 온 것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1시20분쯤 A양의 어머니 B(48)씨와 기간제 교사 C(31)씨는 학교 교무실에 무단 침입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내려다 고장 난 경비 시스템이 울려 급히 도주했지만, 다음 날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을 도운 행정실장 D씨를 포함한 3명이 구속됐다.


C씨는 A양은 중학생이던 2020년부터 개인 과외를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2023년 C씨는 A양의 담임을 맡았고, 시험지를 빼돌릴 때마다 B씨가 C씨에게 수고비로 전달한 돈이 수백만 원씩 총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양의 3개 학년 모든 성적을 0점 처리했으며 학생선도위원회를 개최해 퇴학을 결정했다. 또 기존 교직원의 지문 인식으로 가능했던 학교 건물 출입은 당분간 카드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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