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1일 “이명박 정권이 햇볕정책을 답습하게 돼 오히려 홀가분해 졌을 것”이라며 현 정권의 정체성에 강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자료사진)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1일 “이명박 정권이 햇볕정책을 답습하게 돼 오히려 홀가분해 졌을 것”이라며 현 정권의 정체성에 강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에서 “MB(이명박 대통령)는 경선이나 대선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자신을 ‘보수’라고 부른 적이 없었고, 대북정책에서도 기존의 햇볕정책을 폐기하거나 수정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덕분에 이명박 정권은 햇볕정책을 오바마 때문에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좋은 ‘핑계’가 생긴 셈”이라며 “‘오바마를 좌파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궤변이 ‘오바마의 햇볕은 괜찮다’는 또 다른 궤변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부패하고 기회주의적인 집단이라는 ‘이미지의 문제’를 안고 있는 ‘보수’가 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에 힘입어 일어나나 했더니 이명박 정권과 같은 길을 가는 바람에 그나마 회복했던 ‘정당성’을 다시 상실했다”면서 “우리 국민의 과반수가 무당파 부동층이 된 것은 그런 사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고요한 보수(The Silent Conservatives)’는 새로운 변신을 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보수의 ‘제3의 길’전성기를 전망했다.
그는 “보수정당을 표방했던 자유선진당은 대북 정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제3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진당의 정체성은 오히려 중도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전교조 민노총과 선을 긋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제3의 길’ 전성기가 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3의 길’을 표방한 ‘국민통합’ 세력 앞에 대립적 이데오르기로서의 보수주의는 오뉴월에 눈 녹듯이 무력해 지지 않을까 한다”며 “‘고요한 보수’도 ‘제3의 길’을 향해 보이지 않는 변신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내 걸었던 대운하 사업과 경인운하, 4대강 사업 같은 것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가 앞장서서 반대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토목공사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발상을 흔히 ‘뉴딜’이라고 하나, ‘보수’의 입장에서 보면 ‘뉴딜’은 ‘실패한 진보정책’의 대명사”라고 주장했다.
또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은 국가안보를 오히려 경시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은 아마추어 진보정권인 카터 행정부에서 있었다. 진정한 보수언론, 보수단체라면 이런 일련의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했어야 했지만 모두 침묵했다”고 비교했다.
이 교수는 신영철 대법관 사건과 MBC PD구속 사건을 언급, “사법권 독립,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는 정치이념이나 정책 문제가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라면서 “이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수진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1964년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지식인으로 뽑히는 러셀 커크와 윌리엄 버클리 2세는 당시 공화당 대선 출마자에 대해 ‘보수주의를 표방하더라도 남부의 인종차별주의자 등 더러운 집단을 멀리하라’, ‘그런 집단은 쓰레기’라고 지칭했다”면서 “이렇게 해서 미국의 보수주의 운동은 부패와 무지(無知)와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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