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늦둥이 큰고니, 2300km 날아 러시아에 닿았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6.26 09:56  수정 2025.06.26 09:57

국내 동물원 자연 부화 개체 첫 여름 서식지 이주 사례

아빠 날개(좌) 엄마 낙동(우)와 아기 큰고니들ⓒ에버랜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이 올봄 야생 무리와 함께 약 2300km를 이동해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지역에 도착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국내 동물원에서 자연 부화한 큰고니가 여름철 서식지이자 번식지까지 이동한 첫 사례다.


이날 에버랜드에 따르면 ‘여름’은 2023년 6월 에버랜드에서 자연 부화됐으며, 같은 해 10월 부산 을숙도 대체 서식지로 이송돼 야생 무리와 어울리며 생존 기술을 습득했다. 이후 등에 부착한 GPS를 통해 활동 반경과 생태를 관찰해온 결과, 지난 4월 30일 을숙도를 출발해 하루 만에 함경북도까지 이동한 후 약 한 달간 머물렀으며, 5월 28일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함께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인 큰고니의 야생 방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번 사례는 생태 복원과 종 보전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여름이가 건강하게 다시 국내로 돌아올 경우 큰고니 생태 연구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 회복 가능성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름’의 부모인 ‘날개’와 ‘낙동’은 1990년대 중반 조류보호협회에 의해 구조된 개체들로, 수컷 ‘날개’는 총상으로 인해 현재 비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들 부부는 오랜 기간 번식에 성공하지 못하다 2023년에서야 첫 새끼를 얻었다. 큰고니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약 25세의 부모가 100세 노부부에 해당하는 시기에 낳은 ‘늦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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