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용태 물러나라" vs 친한 "내란당 오명서 벗어나야"…국민의힘 의총서 난상토론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6.09 18:23  수정 2025.06.09 18:29

쇄신 위한 지도부 체제 놓고 갑론을박

친윤 "비대위원장 한마디로 못 엎어"

강하게 반발하며 김용태 사퇴까지 요구

친한계 "김 위원장 직무 계속하게 둬야"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의 6·3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을 위한 지도부 체제를 놓고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의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쏘아올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당무감사 방침을 놓고 의원총회에서 의견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친윤계 의원들은 9일 오후 열린 의총에서 김용태 위원장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비대위원장직 사퇴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및 당무감사 발동에 대해 친윤계를 정조준했다고 여긴 듯 '비대위원장이 그럴 권한이 있느냐'고 따져물은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강승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비대위원장의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의) 총 30번의 정부 인사 '무고 탄핵'과 국회권력 독점, 이재명 대통령 방탄용 사정기관 협박, 행정부 예산권 무력화 등의 비상계엄 유발 원인은 없던 일이 돼버리는 것이냐"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비상계엄과 탄핵은 한 세트"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순히 탄핵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대한 이견만으로 탄핵을 반대했던 것이냐.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뒤엎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 방침에 대해서는 "혁신안을 빙자한 당무감사를 통해 누구를 겨냥하는 것이냐"라며 "개혁안은 무제한 토론 등의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당의 중지를 모아야 할 일이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비대위원장이 홀로 결론 낼 문제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날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9월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주요 당직자 비상계엄 옹호 시 윤리위 회부 및 징계 요청 △당론에 대한 원내·외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광역·기초단체장 100% 상향식 공천 등을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지난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 진행이 '당 주류'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박덕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에 대해서는 잘못됐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의 혁신안이 완수될 때까지 끝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우리 당을 살리는 일이라고 본다"며 "(당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힘이 내란당의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을 수 있는 태도"라고 평가했다.


친한계 우재준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것은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상징"이라며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당론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오는 9월초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본인의 임기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놓고는 "김 위원장이 직무를 계속하게 놔두는 게 그나마 국민의힘이 내란당의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을 수 있는 태도"라며 "우리 의원들이 동참해 주면 좋겠다"고 힘을 실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