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취임] 이시바 “한·일 정상회담 조속히 개최하자”

지난 2일 도쿄 의회에서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손을 들면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가능한 한 조속히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이며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당선과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한·일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싶고, 나아가 한·미·일 협력도 활발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과거 일본에 강경했던 입장을 고려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한국 내에는 다양한 여론이 있고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발언도 있지만, 선거 기간 도중 이 대통령은 ‘일본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했고 ”나는 일본을 매우 좋아한다‘라고도 했다"며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진심으로 한국과 마음을 열고, 민간을 포함해 적극적인 교류를 한다면 양국의 연결고리는 강해질 것"이라며 "일본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가능한 한 조속히 실시하는 것이 좋다"며 "셔틀 외교의 중요성은 한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축사에서도 “일본과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으며 한·미·일 3개국의 연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쌓아온 한·일관계를 기반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 정부가 이 대통령이 일부 문제에서 일본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점을 우려해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북·러 협력, 미국의 보호주의적 경제정책 등 국제 경제·안보 환경으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교도는 “이 대통령이 한·일 협력에 의욕을 보이지만 지지기반이 일본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입장인 만큼 양국관계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진보 성향의 이재명 정권이 안보 분야에서 미국, 일본과의 연계를 계속 중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강제 노역과 위안부 등 역사 문제에서 대일 강경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