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사진훼손 사건 조사 촉구"

입력 2009.01.13 20:41  수정

국가기록원, 훼손사진 16장 긴급복원 다른 사진들 전수조사중

박 전대표 언급하지 않아…국가기록물 총체적 관리 부실 심각

본보의 보도로 파장을 몰고 온 ‘국가기록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사진 훼손사건’에 대해 국가기록원측이 공개된 훼손 사진 16장을 모두 복원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국가기록원측은 이번 사건을 특정인에 국한된 우발적인 사건으로 축소하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국가기록물이 누군가에 의해 멋대로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일단 박근혜 전 대표측은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국가기록원이 이번 사건과 관련 정식으로 내부조사를 벌여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전해옴에 따라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측 정호성 보좌관은 13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보도가 나간 후 국가기록원측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표 사진들을 전수조사하고 그 가운데 혹시 또 다른 훼손된 것이 있는지 파악해 보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정 보좌관은 또 “국가기록원측이 이번 사진 훼손사건의 경위를 조사해 그 결과를 통보해 주겠다고 했다”며 “지금으로서는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 사진이 무더기로 훼손됐음에도 복원이 가능했던 것은 원판 필름이 아닌 인화지 사진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경우는 원판 필름이 무사했지만, 기록물 사본에 손을 대는 행위라면 원본 훼손도 얼마든지 가능할 뿐더러, 더 큰 문제는 사본이든 원본이든 방대한 기록물의 이상 유무를 국가기록원 측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번 사건을 최초 발견해 문제점을 제기한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좋아하는 사람들, www.516.or.kr)’ 운영자 김인만 씨는 “국가기록원에서 기록물을 찾으려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고 소요시간도 만만치가 않다”며 “컴퓨터 마우스 클릭으로 바로 원하는 기록물을 보는 정보고속도로의 속도감은 딴 나라 얘기다. 팔도강산 유람하듯 느긋하게 헤매면서 찾아도 그만 못 찾아도 그만의 마음가짐 아니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 얼굴 부위가 예리한 도구에 의해 긁혀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1970년대 사진 ⓒ 국가기록원

박근혜 전 대표 훼손사진이 처음 공개기록물로 올랐을 때부터 최근까지 눈에 안 띄었던 것도 국가기록원의 기록물 관리 상태가 방대한데다 잡다하고 혼란스럽기 때문.

훼손사진 16장도 본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일 뿐, 그 밖의 이상 유무를 당국이 책임 있게 확인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좋아하는 사람들’측은 정부기록물 관리에 3가지 심각한 부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기록물 목록의 중복. 상당수의 목록이 중복되어 있어 기록물의 전체 수효를 알 수 없게 하고 구조적인 분류체계를 혼란시키고 있다는 것.

목록은 ‘철 제목’ 아래 ‘건 제목’을 붙여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들이 ‘건 제목’으로 올라 있는데, 중복 현상은 주로 한 가지 ‘철 제목’의 사진들을 디지털화해서 공개하면서, 공개 이전의 ‘철 제목’ 사진 목록을 지우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두 번째는 사진 설명의 오류와 전문성 결여. 예컨대 박정희 대통령의 ‘장모’를 ‘모친’이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한 가지 ‘철 제목’ 아래 10건의 ‘건 제목’ 사진이 있을 경우, 중간에서 1건이 빠지면서 그 아래의 사진 설명이 한 칸씩 위로 올라와 줄줄이 오류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관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인물임에도 무조건 ‘관계자’로 표기하는 등 전문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세 번째는 국가기록물의 도용 또는 저작권 침해.

김인만 씨는 “분명히 국기기록물로 올라 있는 사진을 모통신사에서 저작권 로고를 박아 1장당 6만원 이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와 국민의 공유 재산인 국가기록물에 대하여 타기관이 관행적으로 저작권을 행사한다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기록물의 공개상태는 혼란스럽고 잡다한 산더미 같아서, 국가기록원 검색에 손사래를 친 모 인사는 한마디로 “국가기록원은 그 자체가 분리수거가 안 된 쓰레기더미”라고 혹평할 정도다.

김 씨는 “이런데도 ‘박근혜 사진 훼손사건’을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미한 사건이라고 강변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사건의 본질은 특정인에 국한된 게 아니라 국가기록물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상태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