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1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북한은 어떻게든 북미관계를 만들기 위해 강수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자료사진)
1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단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국회 총재실에서 열린 이날 면담은 회장단이 대북 강경론을 펴고 있는 이 총재에 대해 협조를 구하기 위해 요청, 마련된 자리.
이 자리에서 이 총재와 회장단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법을 놓고 적잖은 이견을 노출했다.
회장단은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개성공단을 정치적 영역이 아닌 순수한 경제 교류·협력의 관점에서 봐줄 것을 요청한 반면, 이 총재는 정경분리를 안 하는 쪽은 북한이며 삐라 살포가 없더라도 북한의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문창섭 협의회 회장은 “개성공단을 정치와 별개로 발전시키고자 했으나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위기를 맞고 있다”고 호소했고, 유창근 부회장은 이 총재가 최근 대북 삐라 살포단체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의식한 듯 “삐라 살포단체도 대북관계를 고려해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장단들 사이에서는 “선진당이 가장 강경한 대북정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강경도 결과를 좋게 하는 강경이지, 나쁘게 하려는 강경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이 총재의 강한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등 다소 직설적인 발언도 나왔다는 후문.
이에 이 총재는 “선진당이나 이회창은 대결로 가고 개성공단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아는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으니 조금 기가 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개성공단이 남북협력의 상징적인 곳으로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삐라와 개성공단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정말 정경분리를 해야 하지만 안하는 곳이 바로 북한 아니냐”며 “설령 한국이 삐라 살포를 제재하고 한미공동군사작전을 없앤다고 해서 북한이 말을 듣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재는 “지금 북한은 어떻게든 북미관계를 만들기 위해 강수를 두는 것”이라며 “문제는 북한이 떼를 써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솔직히 북한이 그걸 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개성공단 폐쇄시) 5000억원에서 1조원(손실) 얘기도 나오는데 정부는 북한이 막가는 행동으로 나왔을 때 최악의 경우 기업의 손해를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북한이 개성공단에 상주할 인원을 880여명으로 대폭 축소한다고 통보한 것은 그동안의 남북합의서가 휴지보다도 못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억장이 무너질 정도로 통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 남북관계는 북한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 남한은 북한의 하해와 같은 선처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꼰 뒤 “문제는 합의이행이 안될 경우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그 어떤 대책도 개성공단 합의서에 전혀 없다는 점”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지난 정권은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개성공단을 ‘희망공단’이라며 장밋빛 환상만 강조했을 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재하거나 판단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전혀 설정하지 않았다”며 “바로 이같은 합의서의 흠결을 악용해 북한은 생떼를 쓰며 ‘희망공단’을 ‘절망공단’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이처럼 중대한 하자가 있는 합의서를 체결한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손실을 완벽하게 보전해 주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정부는 계속되는 법이다. 정부를 믿고 개성에 들어간 중소기업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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