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동력 상실 우려에 정부 입장 재차 강조
전공의들 “박민수 차관 경질 때까진 복귀 안 해”
복지부 “특정인 거취-복귀 연계 바람직하지 않아”
정부 “과학적 근거·통일된 대안 조속히 제시달라”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
4·10 총선 이후 의과대학 증원 정례브리핑을 연일 취소하던 정부가 나흘 만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총선에서 여당 참패 후 의대증원 동력도 같이 상실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가열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1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의료개혁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대본 1차장)은 “의료계 집단행동이 9주 차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에는 변함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밝혔다.
총선 후폭풍에 맞서 정면으로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이어갈지, 유연한 조치로 의료계와 합의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기존 입장을 굳힌 것이다.
현재 정부 입장에서는 총선 참패 후 정국 수습과 환자 피해가 지속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건 특정 직역 반대에 밀려 후퇴하는 선례를 또 남기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의사를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기조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총선 참패가 진짜 국민의 여론이라고 의료개혁 백지화를 압박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심판은 사실상 정부에 내린 심판”이라며 “대한민국 의료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특히 이날 전공의 1325명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정부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병원 측이) 수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전공의들은 다른 일도 하지 못하고 급여도 받지 못해 노동자로서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차관 경질 전에는 절대 병원으로 복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 정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특정 공무원의 거취와 병원 복귀를 연계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의료개혁은 모두 관련 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설 때마다 의료계에선 더 강한 요구와 거센 언행이 나온다는 주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앞서 전공의 처벌을 유예하니 대통령 사과와 장·차관 파면을 언급하고 총선 이후 정부의 액션이 없으니 차관을 고소하는 등 정부가 가만히 있을수록 의료계에선 점차 강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가 여전하다면 이를 찬성하는 국민이 헷갈리지 않도록 확실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의정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는 가운데 의료개혁의 가장 큰 이슈인 숫자 조정과 관련해 정부는 조건부이긴 하나 변경 여부는 유효하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료계 여러분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열린 자세로 진정성을 가지고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일된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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