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시간 넘게 주워야 6200원…정부, 노인일자리 사업에 폐지수집 노인 연계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3.12.28 15:00  수정 2023.12.28 15:00

복지부, 2023년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84.1%, 폐지 줍는 이유로 생계비·용돈 마련

‘우울 증상’ 비율 39.4%…타 노인比 2.9배↑

정부, 노인 일자리 연계 등 높은 소득 보장

한 도로에서 폐지 줍는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가던 중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폐지수집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보건·복지서비스 연계한다. 또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폐지수집 노인의 현황, 활동 실태, 복지 욕구 등을 담은 ‘2023년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폐지수집 노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전국 폐지수집 노인 규모를 약 4만2000명으로 추계했다. 결과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 남성이 57.7%로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폐지수집 노인은 일 5.4시간, 1주 평균 6일의 폐지수집 활동을 통해 일 평균 6225원, 월평균 15만9000원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수집 활동을 하는 목적은 ‘생계비 마련’이 54.8%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용돈이 필요해서’ 29.3%, ‘건강 관리’ 9.1% 순으로 집계됐다. 시작 동기는 ‘타 직종 구직 곤란’ 38.9%, ‘현금 선호’ 29.7%, ‘자유로운 활동’ 16.1% 순이었다.


애로사항으로는 ‘폐지 납품 단가 하락’이 81.6%로 가장 높았고 ‘폐지 수집 경쟁 심화’ 51%, ‘날씨’ 23%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필요한 지원으로는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 85.3%, ‘식료품 지원’ 36.9%, ’생활용품’ 26.9%, ‘일자리 지원’ 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12.6% 순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지수집 노인의 월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 가구 소득은 129만8000원으로, 2020년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조사된 전체 노인의 개인소득 129만8000원과 가구 소득 252만2000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폐지수집 노인 93.2%는 기초연금을 수급하고 있었다. 공적연금은 24.9%,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12.7%로 집계됐다. 폐지수집 노인의 주된 소득원은 기초연금 49.9%, 폐지 수집 활동 15%, 공적연금 13.9%, 기초생활보장급여 9.6% 순으로 나타났다. 총소득에서 기초연금과 폐지수집 활동 수입의 비중이 65%에 이르렀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2.7%로 조사됐다. 전체 노인이 응답한 ‘건강함’ 56.9%, ‘건강하지 않음’ 14.7%에 비해 폐지수집 노인이 전체 노인에 비해 스스로 덜 건강하다고 인지했다. 특히 폐지수집 노인 중 ‘우울 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 13.5%에 비해 2.9배 높았다.


폐지수집 노인 중 65세 이전 경제활동 수행 경험이 있는 비율은 85.9%였다. 평균 경제활동 기간은 23.7년으로, 경제활동 중단 사유는 ‘건강 악화’ 39%, ‘해고·명예퇴직 등’ 26.1%, ‘근로 환경 불만족’ 13.6% 등이었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는 비율은 79%였지만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9%였다. 향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57.7%로, 미참여 사유는 ‘폐지 수집이 익숙해서’ 37.9%, ‘즉시 현금 수입’ 14.8%, ‘혼자 일하기 선호’ 12.6% 등으로 확인됐다.


2023년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관리체계 구축·노인일자리 사업 연계


이에 정부는 폐지수집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지방자치단체는 폐지수집 노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주기적인 현황 점검을 위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확보한 고물상 명단을 시군구에 공유하고 시군구는 고물상을 방문해 인적사항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폐지수집 노인 지원 표준 조례(안)을 마련하고 지자체가 조례 제·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폐지수집 노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내년 103만개로 올해 대비 14만7000개 확대된 노인일자리 사업에 폐지수집 노인을 연계해 더 높은 소득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 시군구는 폐지수집 노인의 연령, 역량, 근로 욕구 등에 기반한 맞춤형 노인일자리 연계를 실시한다.


75세 이상 활동 후기고령층은 연령·건강 등을 고려, 공익활동형 참여를 유도해 29만원까지 수당을 지원하고 근로 능력이

높거나 높은 소득 활동 욕구가 있는 노인은 사회서비스형으로 안내해 폐지수집에 비해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 활동(월 76만원)을 지원한다.


폐지 수집 활동을 지속하려는 노인은 폐지 수집 활동과 유사한 ‘(가칭)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으로 연계해 행정관리 체계 내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한다. 현재 운영 중인 폐지수집 활동 유사 시장형 사업단에 약 2500명이 참여해 월평균 37만6000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시장형 사업단에 참여해 계속 폐지 수집 활동을 수행하는 노인은 안전한 활동을 위해 사업비 내에서 방한용품, 야광 장치 등 안전용품을 지원하고 상해보험 가입을 통해 안전 보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등 공적 제도에서 누락된 경우 신청해 소득보장을 받도록 한다. 가능한 경우 긴급지원제도 등 연계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도록 지원한다.


폐지수집 노인 지원대책.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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