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배출 온실가스 피해 개도국, 돈으로 보상받는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12.01 21:05  수정 2023.12.01 21:05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술탄 아흐마드 알자비르 의장이 지난 30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선진국이 다량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기후변화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이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90년대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지 30여년 만에 이룬 성과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가 중심이 돼 조성한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은 지난 30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공식 출범했다. 총회 의장국인 UAE의 술탄 아흐마드 자비르 의장은 "오늘 역사를 만들었다"며 "전 세계와 우리의 노력에 추진력을 불어넣는 신호"라고 밝혔다.


이 기금은 개도국이 겪는 기후위기에 대한 선진국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됐다. 1990년대부터 논의만 거듭해오다 지난해 11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COP27에서 처음으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기금 규모와 관리기관, 분담금 비율, 수혜국 선정 등 세부안을 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영국 BBC방송은 “가난한 국가들이 기후 피해 보상을 위한 30년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기금은 현재까지 모두 4억 2000만 달러(약 5400억원)를 확보했다. UAE와 독일이 각각 1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연합(EU)은 1억 4500만 달러, 영국은 최소 5100만 달러, 미국 1750만 달러, 일본은 1000만 달러를 기금에 넣을 예정이다. 총회가 향후 12일간 열리는 만큼 개별 국가들의 추가 기부 약속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금의 지속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초기 재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향후 기금 조달방식과 이행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하르지트 싱 국제기후행동네트워크 글로벌 정치전략 책임자는 “재원 보충을 위한 정기적 주기가 정해지지 않은 점은 기금의 지속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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