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아니다"…'인하대 추락사' 성폭행 20대, 대법서 징역 20년 확정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10.26 11:19  수정 2023.10.26 11:50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및 10년간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 금지 명령 유지

대법원 "원심 판단에 살인 고의,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오해한 잘못 없어"

검찰, 살인의 미필적 고의 주장하며 '강간살인' 혐의 적용했지만…법원서 인정 안 돼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지난 2022년 7월 17일 인천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뉴시스

대학 캠퍼스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건물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대법원이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이날 성폭력처벌법위반(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 인하대생 김모 씨에게 준강간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금지 명령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살인의 고의,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만취한 여학생 B씨를 성폭행하려다 8m 높이에서 추락하도록 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피해자가 8m 높이의 건물 2층과 3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112나 119에 신고하지 않고 피해자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린 뒤 자취방으로 달아났다.


검찰은 김 씨가 피해자의 사망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으므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사망할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때 인정된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피고인이 위험성을 인식하고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 준강간치사죄로 죄명을 바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치사죄는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살인보다 형량이 작다.


이후 검찰은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김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이 타당하다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이날 검찰과 김 씨의 상고를 전부 기각하면서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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