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전 2050, 체감 가능한 저출산 정책 반영
금전적 부담 이외 청년층 가치관 변화도 영향
출산 유리한 대책 나와야…결혼 전 지원 대책도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뉴시스
정부가 앞으로 30년 미래 재정 사업 계획을 담은 ‘재정비전 2050’을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재정비전 2050에는 저출산 대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내용을 포함한다고 한다.
재정비전 2050은 30년 뒤를 내다본 중장기 국가 재정 혁신 계획이자 청사진이다. 우리가 향후 맞닥뜨릴 사회 문제인 저출산이나 고령화 등 대응하는 미래 모습과 재정 역할에 대한 범정부적 중장기 전략이다.
정부는 MZ세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우리나라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저출산 문제와 관련 다양한 청년세대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번 정부는 ‘체감’을 강조하고 있다. 청년세대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흩어져 있던 저출산 기구를 통합해 기존 대비 2배 이상 몸집을 키운 ‘인구정책기획단’도 발족했다. 우리나라 사회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구 문제를 분야별 칸막이를 없애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요한 건 정말 필요하고 확실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냐는 점이다. 역대 여러 정부에서도 몇십 년 동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예산과 인력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006년 1.13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6년 동안 저출산 예산으로 280조 가량을 투입했는데도 상황은 매년 최악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필요 없는 정책들이 저출산 대책이라며 추진하고 있었을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현재 청년세대가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금전적인 문제가 꼽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로 ‘양육 부담 비용’이 가장 높았다. 이어 ‘나보다 나은 삶을 물려줄 수 없어서(34.3%)’, ‘자녀 양육에 얽매이기 싫어서(32.1%)’,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29.1%)’ 등 순이다.
금전적인 부담을 제외했을 때 나머지 이유를 보면 가치관 변화가 크다. 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이 이전 세대와 같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러한 가치관은 미혼자, 기혼자, 아이를 낳은 부부한테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는 지인 부부는 “현재 아이가 둘 있지만 내 자식한테는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고 싶다. 결혼과 아이가 있어야 인생의 완성이 아닌 세상이니까”라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혼자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매스미디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미혼인 친구는 “방송을 보면 매일 파탄 직전인 결혼 생활, 아이 키우기는 엄청나게 어렵게 묘사되는 반면 독신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멋지게 취미생활을 하며 본인 삶을 즐기면서 사는 장면들을 청소년 시절부터 보고 자랐다”며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친구 역시 “아이가 있으면 거기에 따른 행복감이나 만족감 등도 분명히 있겠지만 내가 부모님께 받은 희생을 그대로 내 자식한테 물려줄 자신이 없다”며 “가끔은 부모님께 죄송하다. 하지만 죄송한 마음으로 섣부르게 그 길을 선택할 수 없는 게 지금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적극적인 보육 재정투자 필요성과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보육과 가사도우미 역시 필요한 정책이나 출산 이후만 지원하는 대책만 내놓을 것이 아닌 결혼을 먼저 장려하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결혼 생각이 아예 없는 청년세대에 출산 이후 지원만 늘린다고 크게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을 고민했을 때 막연하게라도 긍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누가 봐도 출산이 유리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에 피부로 느낄 수 있게끔 하겠다는 이번 정부 정책에서는 청년들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작게나마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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