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구역 재개발 조합, 재입찰 실패 후 기존 시공단 찾아
촉진2-1구역 조합, GS건설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 통과
“원가율 너무 올라…신탁 방식 사업 활성화 해야”
도심 내 안정적인 주택 공급 방안으로 꼽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최근 공사비 급증으로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표류하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자 했던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은 결국 재입찰에 실패하고 기존 시공단과 공사비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시공사였던 GS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올해 2월 시공사 측에서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445만원이었던 공사비를 641만원으로 44%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다.
그러나 이달 20일까지 시공사 선정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단 하나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되면서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을 논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저희도 이윤을 보겠다는 게 아니라 적자를 보지 않기 위해 증액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서울의 공사비와 비교를 해봐도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 저희가 제안한 수준 아래로는 공사비가 내려가기는 쉽진 않을 것 같지만, 조합에서도 총회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의 사례와 같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결국 시공사에 계약 해지 통보가 떨어지거나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값, 금융비용 등이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강행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크다”며 “조합에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더라도 새로 시공사를 선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인근 촉진2-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어 GS건설의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역시 공사비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였다.
조합에서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07만원이었으나 GS건설은 3.3㎡당 1000만원에 가까운 972만원을 제안하면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계약 해지 안건 통과 후 GS건설도 별다른 대응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1339가구 규모의 과천시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DL이앤씨는 약 10개월간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으나 건설경기 및 수주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한 발 물러섰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새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900만~1000만원 수준에서 공사비가 요구되면서 조합들이 난감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건설사 내 하이엔드 브랜드의 경우 고가 자재가 쓰이면서 가격대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며 “원가율이 너무 올라가면서 건설사들도 이를 반영해 공사비를 높게 부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우리나라 사업 자체가 자금조달부터 시공까지 시공사에 많은 부담을 지우는 구조다 보니 공사비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게된다”며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신탁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사가 단순 시공을 하는 신탁 방식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한다면 공사비 증액 억제 효과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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