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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신경을 알아야 내 병을 안다


입력 2023.06.07 07:00 수정 2023.06.07 07:00        데스크 (desk@dailian.co.kr)

척수신경. ⓒ데일리안 DB 척수신경. ⓒ데일리안 DB

우리가 척추를 중요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 몸 한가운데에서 몸의 기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잊고 간과할 수 있는 척추의 역할은 내 척수신경의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신경계는 뇌와 척수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와 신경절로 구성된 말초신경계로 나눠진다. 중추신경계는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신경조직으로, 외부 감각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들을 종합하고 처리하는 컴퓨터의 CPU에 해당한다. 그래서 뇌는 단단한 두개골에, 척수는 척추뼈 안쪽에서 보호받는다.


척수신경은 뇌에서부터 나와서 척추를 따라 꼬리뼈까지 마치 뿌리처럼 쭉 길게 연결돼 있고 그 사이사이 전신으로 사이사이 잔뿌리처럼 가지가 뻗어져 있다. 총 길이는 45cm로 길지만 지름은 1cm가량의 가느다란 구조다.


지난 기고에서 척추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의 뼈로 구성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척수신경은 경추 8쌍, 흉추 12쌍, 요추 5쌍, 천추 5쌍, 미추 1쌍의 신경 다발로 구성돼 있다. 척수신경의 가지들은 척추 사이사이로 한 쌍씩 나가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각각의 척수신경은 위치에 따라서 그 높이의 감각이나 운동을 담당한다. 그래서 목의 척수신경에 손상이 가면 목 이하 전신에 마비가 오는 경우가 발생하고, 흉추나 요추 척수신경 손상이 발생하면 그 높이 이하에 신경에 마비가 오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심각한 손상뿐만 아니라 디스크가 튀어나와서나 협착으로 척수신경의 가지를 누르면 그 위치에 따라서 팔이나 다리 쪽에서도 저리고 불편한 위치가 달라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척추 건강의 중요성을 근골격적인 통증으로만 한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뇌와 전체 신경의 연결역할을 하는 척수신경은 감각신경과 운동신경뿐만 아니라 내장기관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경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경추 1~4번 신경에서 호흡을 담당하고, 경추 4~6번 신경은 심장을, 흉추 1~12번 신경은 체온 조절을 각각 담당한다. 또 흉추 11번에서 요추 2번이 사정을, 미추 2~4번이 음경발기, 미추 3~4번이 방광과 창자를 담당한다.


심장 박동, 내장기관의 활동, 기침과 같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영역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도 내장기관에서 연결된 신경이 신경절 사슬을 통해 척수신경과 각 위치에서 연결된다. 자율신경계는 동공의 움직임부터, 침 분비, 심장 박동, 기관지의 확장과 수축, 위장의 운동과 소화액 분비, 간 쓸개즙 분비와 혈당조절, 부신에서 아드레날린 분비조절, 방광의 수축과 이완 등 대다수 내장기관의 필수적인 활동을 조절한다.


이는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같은 근골격계 통증에서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내장기관 문제가 있어도 척수신경의 문제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척추 건강이 내 몸의 겉과 속 모두의 건강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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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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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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