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잔 37조7천45억…전년比 106%↑
'유동성 가뭄' 비상구…고객 악영향 우려도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 ⓒ데일리안
국내 4대 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통해 끌어 모은 돈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넘게 불어나면서 4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금리로 유동성 가뭄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은 물론 관련 지표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CD가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이로 인해 대출 이자율의 기반인 CD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가뜩이나 커지고 있는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CD로 조달한 자금의 평균 잔액은 총 37조7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7% 늘었다.
CD는 은행의 정기예금에 양도성을 부여해 발행하는 무기명예금증서로 금융 시장에서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통상 금융기관 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성 CD와 창구에서 판매하는 대고객 CD로 나뉘는데, 은행은 대부분 시장성 CD를 발행한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신한은행의 CD 조달 평균 잔액이 15조252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3.0% 증가했다. 하나은행 역시 11조6869억원으로, 국민은행은 5조5118억원으로 각각 520.2%와 52.3%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CD 조달 평균 잔액도 5조2630억원으로 84.2% 증가했다.
4대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자금 조달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이 CD에 보다 적극적으로 손을 대고 있는 이유는 유동성 해소에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금 조달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다른 여러 방안과 함께 CD 발행 역시 빠르게 확장되는 형국이다.
특히 은행들이 CD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배경에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있다. LCR은 심각한 유동성 악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끌어올리고자 도입된 제도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100%를 넘겨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이 같은 하한선을 85%로 완화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정상화가 불가피하다.
이런 LCR 관리 차원에서 CD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CD가 안정성이 높은 자금 조달원으로 평가되는 만큼, CD가 많을수록 LCR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CD 발행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91일물 CD 금리는 3.98%로 지난해 말보다 2.69%포인트나 높아졌다. 1년여 만에 CD 금리가 세 배 넘게 올랐다는 얘기다.
높아진 CD 금리는 알게 모르게 금융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CD 금리가 상승할수록 대출 금리도 오르는 구조여서다. 은행권은 단기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산정할 때 CD 금리를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 여건 상 은행은 물론 금융사들의 자금 확보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것"이라며 "특정 채널로 조달 수요가 쏠리지 않도록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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