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관리비 1년 새 1조3천억↑…퇴직 비용 '눈덩이'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03.20 14:15  수정 2023.03.20 14:32

작년만 15조6천억…전년比 9% 늘어

금융당국, 성과급·퇴직금 '수술' 예고

서울 시내에 은행 자동화기기들이 늘어서 있다. ⓒ뉴시스

4대 시중은행이 각종 관리비로 쓴 돈이 1년 새 1조3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연간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퇴직 비용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일반관리비 지출은 총 15조6337억원으로 전년보다 9.0%(1조2902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비용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일반관리비로 3조3188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대비 11.6% 늘어난 수준이다.


구체적 항목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해고급여가 19억8700만원에서 1770억원으로 무려 8810.0%나 증가했다.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명예퇴직금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광고선전비(65%), 복리후생비(26%), 접대비(7.78)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비용이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일반관리비가 3조7023억원으로 10.2% 확대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퇴직금이 포함된 해고급여로 1336억원을 지출했는데, 1년 전 1285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셈이다. 광고선전비로는 전년보다 62% 증가한 1596억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도 용역비(16.9%), 임차료(11.2%), 인건비(7.0%)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지출을 늘렸다.


우리은행의 일반관리비 역시 8.5% 늘어난 3조9147억원을 나타냈다. 퇴직급여와 해고급여로는 각각 1391억원, 1547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지난해 단기종업원 급여로 1조6044억원을 지출했는데, 1년 전 1조4378억원 대비 11.6% 늘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일반관리비로 6.7% 증가한 4조6980억원을 사용했다. 해고급여로는 2726억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도 단기종업원급여(1조7784억원), 복리후생비(7077억원), 전산비(2210억원) 등에 지출을 늘렸다.


올해는 은행들의 관리비 지출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금융당국이 은행 임직원들의 성과급·희망퇴직금 지급 체계에 대한 개선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성과급 등 보수체계와 관련해서는 경영진뿐 아니라 은행 직원들까지 범위를 확대해 논의하고 있다. 단순히 금리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인지, 실질적인 성과에 따른 지급인지를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2조11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6%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간 차익)에 따른 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은행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 의존도는 90%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또 희망퇴직금도 단기 수익에 연계하기보다 중장기적 조직·인력 효율화 관점에서 판단하고, 주주와 국민 정서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보수적인 비용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은 2.4% 감소했고, 신한은행(-3.7%), 우리은행(-3.6%), 하나은행(-0.9%)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률뿐만 아니라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쌓다 보면 이익이 작년보다도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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