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유동성 권고기준 상회
외화대출 연체율도 하락세
(왼쪽부터)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 전경.ⓒ각 사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외화차입금이 1년 새 17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나타난 강달러 현상으로 기업들의 외화 수요가 증가하자 은행들이 외부 자금 수혈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외화차입금 평균잔액은 48조775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5.1%(17조3244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외화차입금을 가장 많이 늘렸다. 국민은행의 외화차입금 평균잔액은 19조5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6.2% 늘었다. 이어 우리은행이 10조6709억원으로 56.8%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9조3353억원으로, 하나은행은 9조7140억원으로 각각 41.8%와 34.0%씩 늘며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긴축으로 강달러 현상이 연출되자 기업들의 외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들도 증가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화차입을 크게 늘렸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작년 초 1200원대를 나타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7월 1300원을 돌파했고, 9월부터는 14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외화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39.6%다. 2020년 말 96.5%에서 2021년 111.6%로 100%대를 넘어선 이후 지속 상승세다. 이밖에 ▲우리은행 143.11% ▲신한은행 141.11% ▲하나은행 139.30% 등도 금융당국 권고기준인 80%를 크게 상회했다.
외화 LCR은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30일 동안 예상되는 외화 유출액 대비 즉시 외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고(高)유동성 자산 비율을 의미한다.
은행들이 기업들에 내준 외화대출금도 크게 늘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대출금 잔액은 24조25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6%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20조58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늘었다. 하나은행(12.8%), 우리은행(7.0%) 등도 모두 증가했다.
외화대출금은 크게 증가했지만, 기업들의 외화대출 연체율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내 20개 은행의 지난 1월 기준 외화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 0.47%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7월(1.08%) 이후 1%대를 사이에 두고 등락을 거듭하다가, 작년 들어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해 1월 0.77%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도 차입을 통해 외화를 조달한 것"이라며 "작년 상반기 국제 정세가 불안정했고, 미국 연준의 긴축 이슈도 반영되면서 외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외화를 조달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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