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 400억원대로 높아
소송 평가액만 1조5000억원
KB국민은행(왼쪽부터)·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 본점 전경.ⓒ각 사
국내 4대 은행이 앞으로의 소송비용에 대비해 쌓고 있는 충당부채가 여전히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관련 금액이 400억원대로 큰 편이었다. 은행권을 향한 소송이 계속 확대되면서 이들의 법적 리스크에 관한 우려도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소송 관련 충당부채는 총 105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0% 줄었다. 충당부채는 향후 지출이 이뤄질 것은 확실하지만 그 금액과 시기·대상 등이 확정되지 않은 빚을 말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소송 충당부채로 432억원을 쌓으면서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비 44.4%나 감소했지만, 여전히 4대 은행 중 규모가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과 관련한 연체대출 상환 청구 소송을 3건 추가 진행하고 있다. 3건 중 1건은 패소할 경우 연체대출 손실 처리가 필요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어 국민은행의 소송 충당부채가 307.9% 급증한 412억원으로 많은 편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장기임차권수용 관련 소송 사건을 진행 중이다. 소송액만 3168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자산운용으로부터 자산을 수탁받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기차역 건물 및 토지임차권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에 투자했는데, 해당 시설 운영자가 이에 대한 보상금 결정을 위해 소를 제기한 것이다. 또 국민은행은 버나드 매도프 인베스트먼트와도 532억원 규모의 환매대금반환 청구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우리은행의 소송 충당부채는 165억원으로 5.2% 줄었다. 신한은행의 소송 충당부채는 42억원으로 35.5% 늘긴 했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 은행들 가운데 최소였다.
회사가 추정하는 충당부채 이외에도 은행들에게 걸려 있는 소송 규모는 현재 1조5000억원을 육박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별 소송 평가액은 국민은행이 7340억원으로 최대였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352억원과 3073억원으로 나란히 3000억원대를 나타냈다. 신한은행을 향한 소송 평가액이 1153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앞으로는 기관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와 은행 간의 소송도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가동되면서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금소법의 핵심 골자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제 강화다.
금소법에 따라 금융사는 상품을 판매할 때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행위 금지 ▲부당권유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규제를 지켜야 한다. 금소법을 어긴 금융사는 수익금의 50%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내야 한다. 판매 직원에게도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처럼 고객과의 갈등 상황이 빈번해질 공산이 커지면서 금융사로써는 소송 비용 관리에 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송 같은 경우는 패소하면 회사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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