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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예정 이화영 측 "경기도와 쌍방울 대북사업 별개로 진행된 것"


입력 2023.02.04 06:02 수정 2023.02.04 06:02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3일 이화영 전 부지사 공판 진행…경기도와 쌍방울, 공동 대북사업이냐 별개 진행이냐 공방

변호인 "두 달 만에 약속 안 지켜 北김성혜 화내고…쌍방울, 경기도 대신 스마트팜 500만불 대납?"

검찰, 스마트팜 500만불 대납 의혹 관련 이화영 소환 통보…이화영, 북한과의 교류 협력사업 총괄

檢 이화영 소환해 이재명 연관성 주장한 김성태 진술 내용도 하나씩 확인해 나갈 방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 2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 2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기도와 쌍방울이 공동으로 대북사업을 지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측은 "경기도와 쌍방울의 대북 사업은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쌍방울의 스마트팜 500만불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를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소환한 이 전 부지사를 대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관성을 주장한 김성태 전 회장의 진술 내용도 하나씩 확인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남북협력사업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사진 두 장을 나란히 제시했다.


왼쪽 사진에는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북한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이 각자 테이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오른쪽 사진에는 쌍방울 CFO인 A씨가 북한 측 인사에게 협력사업 자금 조달 방법을 화이트보드에 작성해가며 설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검찰은 "쌍방울과 경기도, 북한 측 인사가 한 데 모여 도와 쌍방울의 컨소시엄 구성, 남북협력사업 자금 조달 방법 등을 협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쌍방울 임원은 쌍방울이 도와 컨소시엄을 꾸려 대북사업을 하기로 해 쌍방울이 사업 우선권을 가졌고 투자금을 많이 끌어올 수 있으며, 자금 조달 방법은 다자간 컨소시엄 50%, 자체 조달 30%, 기금 20%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경기도-국내기업 간 북한 공동진출 방안 협의'라는 내용이 적힌 경기도 내부 비공개 보고서도 제시했다. 쌍방울과 경기도 측이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를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진 2019년 1월17일 이후 작성된 보고서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게 "도는 쌍방울과 북한 공동진출 방안을 협의했다고 스스로 내부 보고서에 적은 것으로 보인다. 공동 컨소시엄 형태가 맞느냐"고 물었고, 안 회장은 "서로 돕는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검찰 측 신문에 변호인 측은 '도와 쌍방울의 대북사업은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는 취지로 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사는 "앞서 검찰이 제시한 사진 두 장의 시간순서가 잘못됐다"며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그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했다. 둘은 회의가 시작된 뒤인 오후 3시 45분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쌍방울 임원이 북한 측 인사에게 자금조달을 설명하는 회의 자리에는 김 전 회장, 이 전 부지사가 못 들어갔고, 검찰이 제시한 왼쪽 사진처럼 뒤늦게 들어가 인사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안 회장에게 "쌍방울이 먼저 북한과 회의하고 그 뒤에 도와 북한 간 회의가 예정됐던 거가 맞느냐"고 물었고, 안 회장은 "순서는 그렇다. 따로 기획됐다"고 답했다.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12월 김성혜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겸 조선아태위 실장이 "이화영이 스마트팜 사업 지원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김 전 회장에게 500만불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진 내용에 대한 변호인 측 반박도 이어졌다.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는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측 변호인은 도 내부 자료를 제시하며 "이 전 부지사가 농림복합형 시범농장, 즉 스마트팜 관련 운영조사를 지시한 것은 10월12일이고 30일에 그 결과가 보고 됐다"고 주장했다.


또 "11월 제1차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북한과 합의하기 위해 만든 사업안에 스마트팜 사업개요를 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작성하기로 했는데, 이를 알고 있는 김성혜가 한 달 만에 뜬금없이 이화영이 약속을 안 지킨다고 화를 내는 것이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사도 "경기도에서 북에 뭘 주려면 기안, 도지사 보고, 검토, 도의회 승인 등 최소 1년 가까이 걸릴 텐데 두 달 만에 약속 안 지켜서 김성혜가 불만 터트렸다는 게 이상하지않느냐?"라고 질의했다.


김성혜가 화를 내자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500만불을 보냈다는 것이 정황상 맞지 않고 사실도 아니라는 게 변호인 측 취지이다.


한편, 쌍방울 그룹이 경기도가 북한에 주기로 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불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검찰은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에게 최근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 사외이사 출신인 이 전 부지사가 북한과의 교류 협력 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당시 논의 내용을 이 전 부지사에게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주장한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하나씩 확인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검찰에서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으로 500만불을 북한에 전달했다"며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세 차례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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