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펜타포트'에 13만명 관객 몰려...역대 최다 관객 동원
"록페 입지 점점 더 줄어들 것...마니아 위한 장르 축제로"
"수입성 확보가 관건...관객 스스로 당위성 찾아야"
지난 8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사흘간 13만명의 관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펜타포트’ 중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 축제에는 크라잉넛, 선우정아, 이무진, 적재, 넬, 잔나비, 크랙샷, 뱀파이어 위켄드 등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와 밴드를 중심으로 50여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펜타포트록페스티벌
세 개의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질 때마다 무대 아래에서는 깃발이 휘날리고 서클 핏이 펼쳐졌다. 슬램, 모싱, 기차놀이도 이어졌다. 관객들은 공연 내내 열렬히 노래를 따라 부르고, 환호하고, 몸을 흔들었다. 국내 록 음악 시장의 쇠퇴와 흥행난이 맞물려 국내 주요 록 페스티벌이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17년째 수도권 대표 음악 축제로 자리 잡은 ‘펜타포트’의 성공적인 부활의 장이었다.
‘펜타포트’에 비견할 규모는 아니지만, 국내 록 음악의 부흥과 록 페스티벌의 부활을 꿈꾸며 새롭게 시작한 공연이 개최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마포구 신한플레이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린 ‘SPURT 2022’이 대표적이다. 이 공연은 단순한 일회성 공연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록 페스티벌을 향한 작지만 힘찬 첫걸음이며 앞으로 그 규모와 내용의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제작사의 큰 포부를 담고 기획됐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이 내다보는 록 페스티벌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한 록 페스티벌 관계자는 “록 음악의 전성기가 돌아오지 않는 이상 소수의 페스티벌만 남을 것”이라며 “타 음악 페스티벌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록 페스티벌에 대한 장점, 즉 록 페스티벌에서만 줄 수 있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수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티켓 판매의 주 타깃 층인 2030 중에서도 20대 초반 관객들은 코로나로 인해 록 페스티벌에 대한 경험이 적을 것”이라며 “록 페스티벌에 처음 와도 즐길 수 있도록 공연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많이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펜타포트록페스티벌
직접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들 역시 록 페스티벌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밴드 도도어스는 “록 페스티벌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아남기 위해선 대중친화적인 노선으로 가거나, 소수 마니아들을 위한 소규모 페스티벌로 몸집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의 실험적이고 연주 중심의 팀으로만 라인업을 짜는 ‘프록 파워’가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확실한 장르 음악을 하는 밴드와 그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타겟팅해 지금은 유럽 투어까지 가능한 공연이 됐다. 물론 우리나라의 음악 시장 크기로는 무리겠지만 눈여겨 볼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시 록 페스티벌의 전성기를 맞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일까.
레이블 불가마 싸운드 한상태 대표는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며 “가장 중요한 수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록 음악을 즐기는 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잠재력 있는 기대 고객을 실제 고객으로 확보하지 못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 관람, 특히 록 페스티벌은 하나의 문화다. 지금 당장의 관객들보다는 향후에 실제로 고객이 될 수 있는 잠재 고객(10대)들에게 공연 관람, 록 페스티벌이 하나의 즐거운 문화임을 인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실제로 관객들이 록 페스티벌을 꼭 찾아와야 하는 당위성이 생겼을 때, 록 페스티벌을 하지 말라고 말려도 본인들이 직접 열고 싶어 할 정도의 욕구가 생겼을 때 열리는 페스티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페스티벌의 전성시대는 찾아올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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