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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헬로스테이지] “예술이란 무엇인가”…10년 만에 다시 ‘질문’하는 ‘광부화가들’


입력 2022.12.05 10:09 수정 2022.12.05 10:10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실화가 바탕.

2010년 초연과 2013년 재연 이후 10년만에 다시 관객과 만나

인류가 ‘예술’이란 말을 만든 이래, 꾸준히 던진 질문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이다. 정답은 없다. ‘예술’을 한다는 사람이 100명이 존재한다면, 이 질문의 답은 100개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런 의문을 갖게 한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을까. ‘예술가’라 지칭되는 사람들이 하는 ‘예술’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예술’은 다른가. 사람들의 삶에서 ‘예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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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과 2013년 이후 세 번째로 관객들과 만나는 연극 ‘광부 화가들’의 이상우 연출은 10년 만에 이 난해한 질문을 또한번 유쾌하게 던진다.


영국 작가 리홀의 연극 ‘광부 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이라는 예술을 통해 화가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은 광부의 입을 통해 예술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광부 화가들’은 영국 북부 탄광촌의 실화가 바탕이다. 영국 작가 윌리엄 피버는 예술애호가의 소장품 전시회 프리뷰에서 광부화가들의 그림을 본 뒤 ‘애싱턴 그룹’이란 책으로 이들을 소개했다. ‘애싱턴 그룹’은 1934년 탄광촌에서 출발한 광부들의 그림 모임을 말한다. 이들이 예술사에서 독특하게 조명을 받은 이유는 뛰어난 미술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들이 ‘유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광부로서 남았기 때문이다. ‘광부 화가’의 타이틀로 말이다. 리홀은 책 ‘애싱턴 그룹’을 토대로 탄광촌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더해 작품을 만들었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1934년 영국 북부의 탄광촌 애싱턴에서 광부들을 위한 미술 감상 수업이 열린다. 강사 라이언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 화가의 명화를 보여주며 미술사를 설명하지만, 광부들은 시큰둥하다. 광부들은 라이언에게 “그림을 보고 무슨 의미인지만 알려 달라”고 한다. 라이언과 광부들은 그 ‘의미’를 두고 논쟁한다. 결국, 강사는 광부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볼 것을 제안한다. 처음에 주저하던 광부들은 주변의 것들을 그림으로 옮기고 동료들과 토론하면서 그림에 점차 빠져든다. 어느덧 그림은 그들에게 일상이 돼버린다. 그런 가운데 그룹 활동을 두고 갈등도 일어난다. 또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난 가운데, 그들이 하는 예술이 무슨 소용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인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예술을 하는 광부’로 남는 것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한다. 연극은 8년간 이어진 미술 감상 수업과 그 이후 ‘애싱턴 그룹’의 활동 등 총 14년에 걸친 시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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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그리며 화가로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앞서 언급한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등장한다. 자신들이 그린 뛰어난 작품을 보고 ‘장난’으로 치부하고,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자신들이 무식해서 이해 못한다면서도 나름의 뛰어난 평가를 내놓는 모습은 ‘예술’ ‘예술가’의 존재와 범위를 생각하게 한다.


미술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실제 무대에 위 대형 스크린에서도 많은 미술 작품들이 등장한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르네상스 명화는 물론, 당시 활동했던 유명 화가들과 애싱턴 그룹 멤버들의 그룹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공연과 미술 관람을 동시에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술 작품의 연이은 등장은 무대를 향한 집중도를 다소 떨어뜨리기도 한다.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 관련 작품의 등장은 도움이 되지만, 이와 상관없는 연이은 등장은 시선을 분산시킨다.


이번 작품에는 초‧재연을 이끈 이상우 연출가의 지휘 아래, 그가 창단한 극단 차이무 출신 배우들인 문소리, 강신일, 이대연, 박원상, 정석용, 민성욱, 오용, 송재룡 등을 비롯해 송선미, 노수산나, 김한나, 노기용, 김두진, 김중기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23년 1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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