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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블랙 팬서2'도 구하지 못했다…스산했던 11월 극장가


입력 2022.12.01 15:28 수정 2022.12.01 17:1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블랙 팬서2', 200만 돌파도 불투명

텅 비어버린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블랙 팬서 2'가 출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1월 전체 관객 수는 637만 6950명으로, 팬데믹 이전 2019년 11월 관객 수 1860만 679명에 비해 세 배 정도 적은 수치다. 팬데믹을 맞은 첫 해였던 2020년 11월 359만 5310명보다는 늘었지만 2021년 11월 651만 2815명보다는 줄어들었다. 2020년과 2021년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 극장 운영 시간이 제한되고, 취식 금지됐던 시기였지만 올해는 엔데믹을 맞아 모든 제한이 풀린 상황. 그럼에도 극장가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아 영화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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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11월에는 '블랙 팬서'의 후속편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라인업에 포함돼 있어 기대감이 있었다. '마블 민국'이라고 불릴 만큼 마블 스튜디오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충성도가 높았고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의 빈자리가 어떻게 채워졌을지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블랙 팬서: 와칸다'는 기대가 무색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9일 개봉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현재 관객 수는 203만 2209명이다. 개봉 3주 차임을 고려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전편의 540만은 고사하고, 신작들에 밀려 박스오피스 순위가 6위까지 떨어지며 300만 돌파도 이제 꿈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왜 마블 팬들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를 외면한 걸까. 故 채드윅 보스만의 부재를 레티티아 라이트가 채우는 건 역부족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또한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에 치중해 '블랙 팬서'만의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볼거리들이 힘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사실 마블 작품의 흥행 부진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7월 개봉한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도 271만 관객으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전편인 '토르: 라그로나로크'가 485만 관객을 모은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어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가 사망한 후, MCU 페이즈 4의 이야기가 펼쳐진 시점과 맞물린다.


멀티버스를 활용해 한층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새로운 히어로로 내세웠으나 관객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드라마와 함께 세계관이 넓어지니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들은 영화의 빈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버렸다. 페이즈 4로 접어든 작품의 부진은 마블 스튜디오의 새로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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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극장가 찬바람을 '블랙팬서2'만의 탓만 할 수는 없다. 현재 하반기 개봉작 중 한국 영화는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없다.


김래원 주연의 '데시벨', 여진구, 조이현의 '동감'을 내놨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16일 나란히 개봉한 '데시벨'과 '동감'은 현재 각각 82만 7898명, 46만 2138명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동감'은 박스오피스 10위권 밖에 밀려났다.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 분)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 분)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로, 소리테러극이란 참신한 장르를 내세웠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이 스크린으로 잘 전달되지 않았으며 후반부로 갈 수록 감정이 과잉되며 지루함이 묻어났다. 테러 액션과 일련의 사건 뒤편의 드라마를 다루려다 어느 한 장르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이에 오랜 만에 극장가에 나선 김래원과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종석 등 배우들의 열연만 아쉽게 됐다.


22년 만에 리메이크 된 청춘 로맨스 '동감'은 당시의 감성과 메시지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여기에 OST 남발 역시 몰입을 깨뜨렸다. 영화 개봉과 함께 '동감' OST로 쓰인 곡들도 리메이크 되며 영화의 음원의 시너지를 노렸지만, 존재의 이유를 잃은 리메이크는 무관심 속에서 표류할 뿐이다.


11월 개봉작 중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영화는 류준열, 유해진 주연의 '올빼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645년 4월 소현세자가 병세가 갑자기 위독해져 죽었다고 기록돼 있으나 여러 가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인조실록의 한 줄이 주맹증이라는 소재와 만나 역사와 팩션 사이의 틈을 촘촘하게 메꿨다는 평이다.


'올빼미'는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선점했으며 개봉 2주 차 137만 669만 명을 기록 중이다. 30일 마동석 주연의 '압꾸정'이 개봉했지만,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입소문을 탄 '올빼미'는 평일 관객 수가 지난 주보다 더 늘어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티켓값이 올라 관객들이 극장에 잘 가지 않으니 입소문을 탄 작품이 아니면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블랙 팬서 2', '데시벨', '동감'까지 기대작들일 무너지며 신작들은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영화들이 OTT 작품들과 비교해 화제성도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OTT 시리즈는 접근성이 좋아 혹평이나 관심이라도 반짝 받지만, 영화는 관객들이 잘 보지 않으니 언급 자체도 잘 되지 않는다"라며 "12월 '아바타: 물의 길', '영웅'이 지금의 이 침체기를 끊어주길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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