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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최태원의 에너지 방향전환…'SK 배터리 초격차'로 꽃피워


입력 2022.08.30 15:40 수정 2022.08.30 15:4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유공, 1985년 '기술지원연구소' 통해 전기차 제작

최태원 '딥체인지' 강조하며 배터리 개발 힘 실어

왼쪽 故 최종현 SK 회장 오른쪽 최태원 SK 회장ⓒSK이노베이션 왼쪽 故 최종현 SK 회장 오른쪽 최태원 SK 회장ⓒSK이노베이션

현대차·기아, 미국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SK 배터리'가 SK그룹 내 신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배터리 기술 개발은 물론, 규모의 확대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배터리 사업이 SK그룹의 대표 사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에너지 방향전환'을 강조해온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역할이 컸다. 새로운 에너지 개발을 위한 최 선대회장의 '빅픽처'와 배터리 개발 집념으로 일궈낸 최 회장의 '딥체인지'의 결실이라는 진단이다.


30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지환 카이스트 교수는 '국내 첫 배터리 기업'이라는 발표를 통해 SK의 배터리 개발 동력이 최 선대회장의 신에너지 개발 비전과 함께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최 선대회장(당시 사장)은 1982년 대한석유공사(유공) 간담회 자리에서 "석유가 지하지원이므로 그 사업 또한 한계가 있다. 더욱이 공해문제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0년 후에 가서는 정유사업이 다른 에너지 사업에 비해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있도록 하자"고 당부하며 유공이 정유 회사에서 벗어나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최 선대회장의 발언이 도화선이 돼 유공은 1985년 정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기술지원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술지원연구소의 성과는 적지 않았다. 6년 뒤인 1991년 연구실에서 태양전지를 이용한 3륜 전기차 제작에 성공했으며 이듬해인 1992년에는 4륜 전기차 제작에도 도전하는 등 결실이 이어졌다.


이 같은 SK그룹의 에너지 방향전환은 최태원 회장의 '그린에너지'로 확장됐다. 최 회장은 '딥체인지' 핵심 고려 요인인 ESG와 연계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주문하며 그 중심에 배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SK는 배터리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뒤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투자는 성과로 이어졌다. 1998년 SK는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휴대폰, 노트북, PC, 캠코더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기술 핵심은 코팅과 조립기술로써 20년간 SK가 비디오테이프 제조를 통해 축적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30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지환 카이스트 교수가 '국내 첫 배터리 기업'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30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지환 카이스트 교수가 '국내 첫 배터리 기업'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최 회장도 2011년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옛 대덕기술원)를 방문해 "모든 자동차가 SK 배터리로 달리는 그 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며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배터리 기술 개발 성과는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60%, 20%, 20%로 배합한 NCM622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1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보다 진화한 기술인 NCM811 배터리도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NCM구반반 배터리 개발도 처음으로 성공했다. 배터리 선진 기술 개발에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이는 대규모 글로벌 투자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0년 20GWh(기가와트아워)에서 2025년 100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집중을 위해 지난해 10월 배터리 전문회사인 SK온을 설립했다.


SK온이 현재의 배터리 사업을 운영하기까지 승승장구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제기하며 2년 여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성장통'을 언급하며 "SK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이 업계 최고 수준임을 간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며, 분쟁과 비슷한 시기에 만연했던 전기차 화재 불안과 관련해 SK 배터리의 안정성도 인정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배터리가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선견지명으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사업인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SK의 혁신 성장사를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과 그 전후방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적 혜안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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