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두 번째 기회' 권성동 원내대표…對민주당 압박 수위 높인다


입력 2022.08.19 14:52 수정 2022.08.19 18:2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權, 18일 민주당 국조요구서에 '허위선동'

'방송법' 막기 위해 과방위 회의 파행 주도

당내선 "野 프레임 싸움에 적절히 대응 중"

"국면 전환 가능하나, 당내 정리 우선" 우려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내 의원들에게 재신임을 받으면서 사실상 두 번째 원내대표직을 시작한 만큼, 당 내홍으로 인해 불거진 각종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을 재빨리 만회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23년 정부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의 철학을 반영해야 한다. 소중한 혈세는 효율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그 시작은 지난 정부의 확장 재정을 건전재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확장 재정'은 문재인 정부의 주된 재정정책 방향이었다. 문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는 등 유동성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했고, 이는 올 상반기에만 101조9000억원에 달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만들어내면서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시절부터 합리적인 재정준칙을 마련해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해왔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내년 지출 예산을 올해 예산인 679조5000억원보다 30조원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문재인 정부 때 급격하게 이뤄진 재정 확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선 권 원내대표도 이날 발언이 윤 정부의 재정준칙 개정을 지원하는 한편, 최근 재정 악화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권 원내대표의 공세는 전날부터 재차 강화되는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 첫 회의에서 민주당이 제출한 대통령실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조요구서 제출을 겨냥해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 직후에 제출한 것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그 목적이 대통령 기자회견을 흠집내기 위한 저열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며 "피해 호소인처럼 민주당인 즐겨 쓰는 언어 교란이자 광우병 사태와 같은 허위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권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첫 회의에서도 민주당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런 식의 파행 운영은 부적절하다"며 "위원장이 주도해서 일방적으로 (상임위 운영을) 하면 정부와도 협조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표면적으로는 여야가 과방위에서 갈등을 벌인 이유는 정청래 위원장의 일방적인 회의 소집 통보와 과방위 내 소위원회 구성에 대한 이견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직접 과방위 파행까지 주도한 진짜 이유로 민주당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송법 통과를 막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방송법은 현재 여야 7 대 4 구조의 KBS 이사회, 6 대 3 구조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대신 각각 25명 규모의 운영위원을 둬 이들이 사장을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친민주당 성격의 시민단체와 언론노조가 방송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지속적으로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관련한 목소리를 높여온 여권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달 15일 최고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공영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이슈를 편향적으로 다루거나 쟁점을 다룬 사례가 가득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권 원내대표가 민주당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로 당 내홍에 쏠리고 있는 국민의 비판적인 여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의 법적 리스크, 김성원 의원의 수해피해 봉사활동 실언 등 내부 방어에 급급하던 권 원내대표가 18일 비대위 공식 출범 이후 민주당과 관련한 공세를 확장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계속해서 프레임 싸움을 걸어오고 있는 만큼 여당 차원에선 꾸준히 방어하거나 선동하지 못하게 감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당내에 잡음이 많은 상황인 만큼 민주당과의 정책안 대결을 통해 국회와 윤석열 정부가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전달할 수 있다면 현재 권 원내대표의 발언들은 적정한 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권 원내대표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나타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모든 당 내홍의 중심에 있던 권 원내대표가 정당성까지 확보한 뒤 곧장 민주당을 압박에 나선 건 당내에 집중돼 있던 여론을 돌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국정조사나 이런 부분에선 좀 더 세게 나가면 민주당이 받을 수 있는 역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여론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율 교수는 "문제는 이준석 전 대표로 인한 당내 갈등이 덮어질 만한 큰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현재 남아있는 이 전 대표의 리스크에 반격 당할 위험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