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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침묵', 배현진 '최고위 보이콧'…폭풍전야 국민의힘


입력 2022.07.05 00:00 수정 2022.07.04 23:5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지난달 20일 이후 사실상 최고위 파행

최고위 불참한 배현진 "앉기 어렵다"

이준석, 마이크 세 번 꺾으며 '침묵'

일각, '지도부 붕괴' 가능성 관측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7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의 이준석 대표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도부 회의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를 향해 배현진 최고위원이 '회의 보이콧'을 선언하며 불만을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점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는 시작부터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대표는 웃음 띤 얼굴로 등장했지만, 착석 후 마이크를 세 차례 꺾으며 발언하지 않았다는 뜻을 몸으로 표현했다. 현안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개의를 알리는 모두 발언은 해왔는데 이날은 그마저도 하지 않은 셈이다.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배 최고위원은 사전 공지 없이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로 당이 혼란스럽다"며 "정례적으로 회의를 연다고 해서 모른 척 앉아있긴 힘든 일"이라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들은 정말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이 대표가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 같다"며 "그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나 해명이 없는 상황에선 테이블에 앉기가 어렵다"고 했다. 나아가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최소한의 도의적 사과도 촉구했다.


혁신위원회 출범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지명 등으로 대립했던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이 대표가 비공개회의 발언이 유출되는데 불만을 표시하며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배 최고위원이 즉각 반대하며 촉발됐다. 같은 달 23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이 대표가 악수를 거부하자 배 최고위원이 손으로 어깨를 툭 치고 가는 일도 있었다. 이는 '악수 패싱' '어깨 스매싱' 등 정치 희화화의 소재가 됐다.


27일 회의에서는 배 최고위원이 지각하면서 두 사람이 마주치거나 충돌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악수 패싱'을 당한 배 최고위원이 곤란한 일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늦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30일에는 최고위원회 대신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가 대신 열렸다. 이날 일주일 만에 최고위가 열렸지만, 지도부로서 정상적인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만 확인됐다.


최고위원 동반사퇴로 홍준표 체제 붕괴된 전례


일각에서는 윤리위 결정에 따라 최고위에서 이 대표의 불신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내놓는다. '경고' 등 경징계만 나와도 최고위원들의 집단사퇴로 지도부 교체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1년 디도스 사태 당시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이 동반사퇴하며 홍준표 대표 체제를 무너뜨린 전례가 있다.


다만 배 최고위원은 이날 불참에 대해 "다른 최고위원들과 얘기한 적은 없고, 향후 집단행동을 촉발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며 일단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7일 윤리위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개인적 차원의 '보이콧'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자신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올릴 적임자임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국민일보 인터뷰에 나선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에 이 대표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 "저 때문이라고 하기엔 저한테 역할이 너무 없다"며 "제가 역할을 맡으면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여론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윤리위가) 여론으로 마녀사냥하듯이 징계를 때릴까 봐 걱정된다"며 "징계에 근거가 없다면 (젊은 층 여론에) 상당한 동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고 냉철하게 발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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