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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89)] 목소리로, 또 몸짓으로 노래하는…‘마타하리’ 조해인


입력 2022.06.04 13:49 수정 2022.06.04 12:4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8월 1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EMK뮤지컬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배우 조해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마타하리’에 출연 중이다. 고통 받는 마라하리를 위로하고, 죽은 아이를 위한 의식을 치러주는 ‘자바여인’ 역을 비롯해 수녀, 파리여자, 독일여자, 독일군 등으로 무대 곳곳을 누빈다. 때론 부드럽고 다정하게, 때론 격렬하지만 절제된 동작을 보여줘야 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그의 몸짓을 통해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유독 조해인의 몸짓에 시선이 가는 건, 그의 경력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 댄스 캡틴의 자리에 있는 그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기 전 무용을 전공한 인재다. 덕분에 작품 내에서의 고난도 안무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특히 ‘자바여인’을 연기할 때 그의 몸짓은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함까지 느껴진다.


-‘마타하리’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먼저 들려주세요.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을 매력 있는 배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뮤지컬 ‘마타하리’가 춤을 활용한 장면이 많아서 풍부하고 화려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니 공연을 할 때마다 자부심이 더해져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나요? ‘마타하리’의 어떤 부분이 이런 부분과 맞아떨어졌는지도 궁금해요.


사실 작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저희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직업이니까요. 하지만 뮤지컬 ‘마타하리’는 최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마타하리’라는 작품에 대한 생각, 또 직접 참여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돌아갈 수 없어’ ‘마지막 순간’ 등 너무 좋은 곡들이 있는 작품이라 한 번은 꼭 참여해 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직접 참여해 보니 ‘마타하리’라는 인물을 스파이로만 알고 있었지, 많은 아픔이 있는 인물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아픔 속에서도 본인의 운명 앞에서 당당한 인물이라 작품이 더 매력적이고 감동적으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연습 과정은 어땠나요?


연습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특히 ‘사원의 춤’을 위해서 직접 벨리댄스 선생님이 오셔서 레슨을 받았는데 안 쓰던 근육들을 사용해야 하는 동작들이 많았어요, 배우는 동안 정말 재미있었지만, 몸이 너무 아파서 끙끙 앓으면서 연습했었어요. 또 춤을 추면서 마타하리 몸에 부착되어있는 천을 하나씩 떼는 것도 너무 어려웠던 거 같고요.


-극중 ‘자바여인’ 역을 맡고 있죠.


‘자바여인’은 인도네시아의 ‘자바’라는 섬에 있는 여인입니다. 마타하리가 아기를 잃고 고통 받을 때 아기를 위해 시바 신께 영혼을 받치는 의식을 춤으로 표현하고 마타하리에게 위로를 주는 역할입니다.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했고, 또 이를 무대 위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떤 준비들을 했는지도 궁금해요.


‘자바여인’은 고통 받고 있는 마타하리를 위로하고 아기를 위한 의식을 치러주는 인물이기 때문에 굉장히 인자한 느낌과 특히 표정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천을 이용해서 아기를 위한 의식을 표현했는데 천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해서 많은 동영상을 찾아보면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었어요.


-‘자바여인’ 역 외에 또 어떤 캐릭터들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자바여인’ 외에도 ‘수녀’ ‘파리여자’ ‘독일여자’ ‘독일군’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특히 2막 전쟁 씬에서는 여자들도 남장을 하고 독일 군인과 프랑스 군인으로 나온답니다. 많으 역할들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자바여인’인 것 같아요. 연습량도 많았고 더 멋진 씬을 만들기 위해 동료 배우분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캐릭터거든요.


-‘마타하리’에서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가 있다면요?


모든 넘버와 장면들이 다 좋지만, 연습실 때부터 격납고 ‘추락할 땐’ 넘버를 부르는 장면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피에르’라는 인물과 ‘아르망’의 케미부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이거든요(웃음).


-앙상블 배우로 참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라면?


의상을 퀵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웃음). 짧은 시간 안에 다른 인물로 등장해야 해서 의상팀 분들과 분장팀 분들이 한꺼번에 붙어서 가발부터 액세서리, 의상 구두까지 모든 것을 갈아입고 등장해서 의상을 체인지하거든요. 항상 옆에서 의상과 헤어를 바꿔주시는 스태프 분들이 너무 존경스럽고 감사합니다.


-반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지점은요?


관객 분들에게 박수 받을 때죠! 그 순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같아요.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시고 감동 받고 즐거워하시면 배우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다음 시즌, ‘마타하리’에 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으실까요?


‘마타하리’에 또 참여하게 될 기회가 된다면 ‘마가레타’ 역을 해보고 싶어요. 오로지 춤으로 마타하리 내면의 모습을 섬세하게 춤으로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제가 연기적으로 섬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배움이 될 것 같아요.


-조해인 배우가 생각하는 ‘마타하리’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운명을 맞이하는 당당함’


-올해로 데뷔 5년차가 됐어요. 조해인 배우의 데뷔 후 4년을 되돌아보자면요?


사실 5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무대 위에서는 항상 행복했습니다. 물론 너무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요. 노래, 연기, 춤 모든 것을 다 잘 해야 하는 이 어려운 길을 내가 왜 선택했나 하는 후회하는 순간들도 있었는데 무대에 서면 항상 모든 것을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힘든 순간들’은 언제였나요?


슬럼프까진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예정되어 있던 공연이 연습도 들어가기 전에 엎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공연을 갑자기 중단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어요. 그때 당시에 아무것도 못 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뮤지컬배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 시즌 ‘마타하리’는 관객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정말 많은 힘을 얻고 뮤지컬배우로서 더욱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데뷔는 ‘삼총사’(2018)인데요. 첫 오디션 합격의 순간, 데뷔 무대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어린이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는 중에 삼총사 합격 연락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얼떨떨했던 것 같아요. 정말 내가 합격한 게 맞나 싶어서요(웃음). 첫 연습을 하러 갈 때까지 믿기지 않았어요. 데뷔하고 첫 공연에 커튼콜 인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많은 관객 분들의 박수와 함성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짜릿했어요.


-데뷔 전도 궁금해요. 무용을 전공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됐나요?


뮤지컬배우를 꿈꾸기 전에 한국무용으로 예고까지 졸업을 했어요. 많은 상황과 문제 때문에 한국무용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갑자기 부모님께서 뮤지컬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시를 해주셨어요. 사실 그때는 한국무용만 해 왔던 터라 뮤지컬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었는데 말이죠. 하하. 그때부터 뮤지컬을 공부하다 보니 너무 매력 있는 직업이더라고요. 다양한 캐릭터 화려한 안무, 음악, 조명, 무대 정말 홀린 듯이 시작한 게 벌써 5년차가 됐네요?(웃음)


-데뷔 이후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무대 위에서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무대 위에 있는 나 자신을 믿게 되었어요. 처음 데뷔했을 때는 실수 하나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고 무대 위에 잘 하고 있는지 믿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제 자신을 조금은 믿고, 무대 위를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려보자면,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올 거예요!


-배우로서 ‘이것만은 절대 변하지 말자’라는 신념이나 소신이 있나요?


‘다치지 않고 무대 위를 즐기자’입니다. 공연을 하다 보면 항상 크고 작은 부상들이 따라오지만, 항상 ‘다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을 꼭 가지고 있어요. 다치지 않고 무대를 즐기면서 오래 배우 생활을 하고 싶어요.


-롤모델은요?


정말 모든 배우분들이 배울 점이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 한 분만 말씀드리면 차지연 배우님을 너무 존경해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시는 에너지와 파워풀한 목소리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언젠가 꼭 한번 무대에서 함께 공연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 주실지도 궁금해요. 조해인 배우의 활동 방향, 목표 등을 들려주세요.


방향과 목표라기보다는 바람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웃음). 매 공연마다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료 배우들에게는 ‘조해인이라는 사람과 함께해서 좋다’, 관객들에게는 ‘조해인이라는 배우 매력 있다’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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