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민주당원 집단탈당 회견
"35년 세월 민주당과 함께 했는데
現 민주당은 근본 없는 정당 전락
윤석열 지지…정권교체 위해 힘"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직 구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의 집단탈당이 일어났다. 3·9 대선을 앞두고 울산광역시나 경남 양산 등 영남권에서 민주당원들의 집단탈당 사례는 있었으나 서울에서의 집단탈당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재경 호남 출향민 대선 표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민주당 소속 이연옥 은평구의원을 비롯한 호남 출신 민주당원들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탈당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이 구의원은 3선 기초의원으로, 은평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냈다.
이연옥 구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평민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35년의 세월을 민주당과 함께 해왔다"면서도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이념에 사로잡힌 운동권 의원들과 극성 당원들이 지배하는 근본 없는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그동안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린 민주당정권이 국민 앞에 내세운 후보를 보고 더 이상 민주당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양심을 속이는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들을 심판하는 것만이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에 탈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거의 본질은 '심판'이라며, 앞으로 김성태 중앙위의장이 이끄는 직능총괄본부에 들어가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연옥 구의원은 "선거란 집권 기간의 성적을 평가받는 일인데, 민주당 집권 5년을 보면 서민경제는 파탄나고 잘못된 부동산정책으로 전월세가 폭등해 서민의 고통만 가중됐다"며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켜야 한다고 판단해 오랫동안 민주당을 함께 해온 당원들과 함께 오늘 탈당을 결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전국의 많은 민주당 당원 동지들 중에 우리의 행동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동지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 시간 이후 우리는 윤석열 후보 선대본 직능총괄본부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상찮은 민심에 이낙연 등판했지만
"오히려 호남인들 더욱 각성시킬 것"
尹 직능총괄본부에서 향후 활동 전망
'천군만마' 얻은 尹, 열차 타고 호남行
호남 표심이 심상치 않아 민주당이 이낙연 전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구원 등판시키는 이 시점에 민주당 현직 구의원을 비롯한 호남 출신 당원들의 집단탈당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호남 출신의 국민의힘 직능총괄본부 핵심 관계자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낙연 대표가 나서는 것은 오히려 호남인들을 더욱 각성시킬 것"이라며 "호남 독과점 체제에서 몇 선씩 국회의원을 하고 도지사·총리를 해도 경쟁 없이 쌓은 경력이라 경쟁력이 없어 흠집 많은 시장 출신도 이기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우리 호남이 그동안 군사독재의 후신 정당이라 해서 국민의힘을 외면했지만 윤석열 후보는 그와도 관계가 없다"며 "이번 기회에 호남의 미래를 위해 호남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호남 출향민 출신 민주당원들의 집단탈당은 천군만마라는 분석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도 윤석열 후보는 계속해서 호남 표심에 구애하는 '서진 정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1일에 출발하는 윤 후보의 유세를 위한 4량짜리 전세 무궁화호, 이른바 '윤석열차'는 충남 천안을 떠나 장항선을 따라 홍성과 보령에 들른 뒤 전북 익산에 진입한다.
윤 후보는 12일에 전북의 수부(首府) 도시인 전주를 비롯해 이용호 의원의 남원, 그리고 전남 동부의 핵심 도시인 순천과 여수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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