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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고 어머니 전세금도 뺐다"…자영업자들 눈물의 삭발식


입력 2022.01.26 00:12 수정 2022.01.26 07:08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코자총 '299명 릴레이 삭발식' 총파산 선언…"잘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모아 청와대로 보낼 것"

"모든 방법 동원해 손실보상 소급적용 받아낼 것…내달 10일께 광화문 대규모 투쟁"

"규모가 큰 가게는 매출만큼 적자도 큰 데…정부, 매출 기준으로만 보상 얘기해 답답"

"집합금지, 영업제한 지침 개선되지 않으면…결국 모든 자영업자들이 나쁜 생각 하게 될 것"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전국에서 모인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반발하며 대규모 삭발식을 개최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코자총)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열었다. 이날 집회는 묵념 및 국민의례, 코자총 대표 발언, 삭발식, 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됐으며, 삭발식은 이날 수기로 직접 신청을 한 자영업자들에 한해 이뤄졌다.


도로 위 길게 놓인 의자에 앉은 자영업자들은 '손실보상 100% 지급', '소상공인 죽으면 중상층도 죽는다', '우리도 세금 내는 국민이다' 등 구호가 적힌 머리띠와 현수막을 두르고 "영업제한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삭발식에 앞서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수입이 없어 가족 같은 근로자를 내보내고, 월세는커녕 전기료도 감당 못해 전기가 끊기고 가게에서 내몰려도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며 "오늘 부로 인건비, 임대료 각종 대출을 갚을 길이 없다. 자영업자 파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받아낼 것"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투쟁해 나겠다"며 "내달 10일께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피해를 본 모든 세력과 연대해 대규모 투쟁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발언이 끝나자 자영업자들은 10명씩 연단에 올라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삭발을 했다. 삭발을 하는 동안 자영업자 대개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고, 일부는 눈을 감고 조용히 흐느꼈다. 코자총 관계자는 "잘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모두 모아 청와대로 보낼 것"이라며 "자영업 단체에서 받은 신청 인원수를 합치면 대략 2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삭발식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유흥주점 업주 김건웅(63)씨는 "2020년 2월에 개업하자마자 10일 만에 집합금지가 내려져 개업이후 한 푼도 못 벌었다"며 "제2금융권, 3금융권 대출까지 받다가, 사정 사정해 아들 앞으로도 5500만원 이상 대출을 받으면서 2년째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배운 것도 마땅치 않고 그저 살겠다고 장사하는 것인데 죽고 싶을 만큼 너무 힘들다"며 "삭발을 하면서 참담하고 답답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삭발식에서는 드물게 여성 참여자들도 보였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버스를 대절해 왔다는 호프집 업주 양희경(51)씨는 "술집, 헬스장, 음식점 총 4곳을 운영하다가 3곳을 폐업하고 1곳도 명도소송 중이다. 집도 팔고 어머니 전셋집까지 빼서 버티고 있다"며 "삭발을 하면서 가족같던 직원들을 내보낸 일, 몸 아픈 어머니, 애쓴 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큰 가게는 월 매출이 수천만원이어도 적자도 그만큼 큰 데, 정부는 매출을 기준으로 보상을 얘기하니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긴 머리카락이 잘리는 내내 눈물을 보였던 신영숙(67)씨도 "인원 제한, 시간 제한이 생기면서 개업했던 음식점을 8개월 만에 닫았다"며 "여성으로서 외향적인 면도 중요했고 아들도 삭발을 말렸지만, 자영업자 피해 호소에 앞장서고자 이렇게 나서게 됐다"며 삭발식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인천광역시에서 온 정연신(53) 씨도 "직장인이 2년 넘게 월급을 못받았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참았겠느냐"며 "우리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사업자를 내 할 수도 없다. 집합금지, 영업제한 지침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여기 온 모든 자영업자들이 나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노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코자총은 이날 정부에 ▲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소급 보상 ▲ 매출 피해가 일어난 모든 자영업자의 피해 전액 보상 ▲ 신속한 영업 재개를 촉구했다.


코자총은 이날 삭발식 이후에도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와 집단 소송, 단식 투쟁 등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자총에 따르면 1월 기준 1만7000여 명의 자영업자가 집단 소송에 참여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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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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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호 2022.01.26  08:07
    허경영의 코로나긴급지원금 1억원이 필요합니다.(양적완화)
    허경영은 정책으로 승부합니다.
    여가부폐지(결혼부신설),  통일부폐지,   노동부폐지(취업부신설), 징병제폐지(모병제실시), 김영란법폐지 
    증권거래세1억미만 폐지, 상속세폐지,   부동산보유세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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