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팬들,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로 한글 익혀
한류 콘텐츠 호감도 전년 대비 증가
지난해 우리말 가사로 만든 방탄소년단(BTS)의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정상에 선 비영어권 노래라는 대기록을 썼다. 당시 미국 유력 경제 매체 포브스는 “가사의 대부분이 한글로 이뤄진 ‘라이프 고스 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인종 차별, 외국인 혐오에 뿌리를 둔 낡은 서구 음악 산업의 관습을 전복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빅히트뮤직, 넷플릭스
과거 우리는 팝송 영어 가사를 한글 발음으로 적으며 외우던 시절을 지냈다. 그런데 지금은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가사나, 이들이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보며 한국어를 따라한다. 물론 방탄소년단 이전, 한글은 이미 전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았지만, 학계의 평가와 대중적 인식·확산은 엄연히 결이 다르다. 언어를 익히면서 그 나라의 문화적 감수성과 동질성을 느끼고, 심지어 그들 개인의 삶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문화 콘텐츠 호감도는 전년 대비 모든 콘텐츠에서 증가(▲1.4~6.9%p) 추세를 보였다. 자국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는 응답 비율 역시, 매년 등락은 있으나 2014년부터 현재까지 상승 추세이며, 10개 콘텐츠 부문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업계에선 최근 방탄소년단은 물론 수많은 케이팝 가수들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의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만큼, 올해 콘텐츠 호감도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한국 문화 콘텐츠 호감 저해 요인으로 언어적 문제를 꼽으면서 ‘자국 콘텐츠 산업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을 바탕으로 “한류 소비자들이 한국어를 한국 문화 콘텐츠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보고, 다른 문화와 한국 문화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독자적인 개성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해외한류실태조사 한국 문화 콘텐츠 호감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성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 통신원 리포트에 따르면 문화의 확산과 함께 국가 이미지도 좋아지면서 멕시코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조 통신원은 “한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주로 청년층이 대다수이지만, 그 나잇대는 점점 낮아지는 것뿐 아니라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다각도로 높아지는 현상 역시 요즘 전 세계 흐름이지만 멕시코 전체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국어 공부 유행은 꽤 오래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콘텐츠와 함께 한글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한국어 열풍은 세종학당 수로도 엿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세종학당 해외 수강생이 3만4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59% 증가했다. 올해 전 세계 82개국 234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36개소가 추가 신설된다. 세종학당의 수는 초창기 3개국 13개소에 불과했고, 2017년까지만 해도 171개소에 그쳤다.
세종대학교 국제교육원 김홍상 교수는 “10~20여 년 전의 외국인 학습자들은 한국 내의 특수한 관계 또는 학문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학습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런데 요즘은 한글을 통하여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소통하려는 동기가 강한 학습자들이 많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인기로 예전에 비해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증감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공부하려고 문의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늘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출입국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면서 “그만큼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외국인 학습자들이 우리 한글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 사고방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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