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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진 드라마·영화 경계…시청자들은 즐겁다


입력 2021.10.14 13:01 수정 2021.10.13 18:3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부국제 달군 넷플릭스 ‘지옥’과 ‘마이 네임’

TV시네마 선보이는 KBS

극장에서 드라마를 상영하고, 안방에서는 영화를 시청한다. 과거에는 드라마와 영화의 영역 구분이 명확했지만, 지금은 그 벽이 허물어졌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지난 7일 개막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신설한 온 스크린 섹션의 초청작들이 화제를 모았다. OTT 시리즈물을 상영하는 섹션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과 ‘마이 네임’, HBO 아시아의 ‘포비든’이 영화제 관객들을 만났다.


‘지옥’과 ‘마이 네임’은 티켓 매진은 물론, 이어진 오픈 토크 행사도 만석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OTT가 급성장하고,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희미해진 흐름을 적극 반영한 부산국제영화제가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 것이다.


KBS는 영화를 TV로 불러들였다. ‘드라마 스페셜2021’에선 90분 분량 TV시네마 4편과 70분 분량 단막극 6편을 선보이는 것. TV시네마는 올해 KBS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영화 프로젝트로, KBS 측은 “한국 사회의 현실과 미래를 담은 신선한 소재를 다양한 장르에서 풀어낸다”고 소개했다.


‘희수’를 시작으로, ‘F20’, ‘통증의 풍경’, ‘사이렌’이 시청자들을 만나며, 이중 ‘F20’은 TV시네마로 선보이기 전에 극장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났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가 본 방송 2주 전 이 작품들을 선 공개하는 등 브라운관, OTT, 극장의 구분 없이 공격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TV는 영화에 문을 좀 더 빨리 열었었다. 지난 2019년 OCN이 ‘시네마틱 드라마’ 프로젝트를 통해 영화 제작진과 협업을 시도했다. 영화 제작진과 의기투합, 영화의 완성도 높은 연출과 드라마의 밀도 높은 스토리를 웰메이드 장르물로 완성하겠다는 의도였다.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이 연출을, 영화 ‘완벽한 타인’, 드라마 ‘다모’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한 ‘트랩’을 비롯해 이창희 감독의 ‘타인은 지옥이다’, 강효진 감독의 ‘번외수사’ 등을 선보였었다.


이후 2020년 MBC는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시네마틱드라마 ‘SF8’을 선보인 바 있다. MBC와 한국영화감독조합, 웨이브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한 작품으로, 김의석과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이 각각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매주 1편씩 총 8주 동안 공개했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이 틈을 타고 OTT가 급성장했다. 이에 영화감독들도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서 그 경계는 더욱 빠르게 무너졌다.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의 황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는가 하면, ‘차이나타운’과 ‘뺑반’을 연출했던 한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D.P.)를 선보였었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도 지난 2019년부터 ‘킹덤’ 시리즈를 통해 넷플릭스 시청자들과 만났다.


완성도 높은 시리즈물들이 이어지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얻었고 이제는 영화관과 영화제도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문을 열게 됐다. 안방 극장에서는 편성의 제한을 깨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16부작과 24부작의 관례를 깨고 주 1회와 시즌제는 물론 8부작과 10부작 드라마 등 작품 성격에 맞는 자유로운 편성으로 질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환경 변화가 초래한 시도들이 자연스럽게 다양하고, 질적으로도 높은 작품들을 만드는 동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쏟아지는 새로운 콘텐츠들을 접하는 시청자들에겐 이 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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