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년…예능·드라마서 찾는 행복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01 09:13  수정 2026.06.01 09:14

'김 부장 이야기'→'오십프로'

여전히 '생존' 고민하는 드라마 속 중년들

퇴직 후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서는 드라마부터 귀촌 생활에 도전하며 ‘2막’을 준비하는 예능까지. 중년들이 드라마와 예능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래서 공감 가는 서사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해 종영한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류승룡이 연기한 김낙수 부장을 향한 공감이 이어졌었다.


임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퇴사를 하게 된 김낙수지만 이 과정에서 진짜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전개상으론 특별할 것 없는 작품이지만, 중년 중년 직장인의 퇴직 공포를 현실적으로 다루며 시청자들과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낙수를 리얼하게 연기한 류승룡은 이 드라마로 2026 백상예술대상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후 다양한 중년들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배우 하정우는 tvN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가 되는 법’에서 생계형 건물주가 돼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현재 방송 중인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의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외치고 있다.


특히 ‘오십프로’는 50대 남성을 주인공에 대해 세상에 치이고 몸은 녹슬었을지언정 의리와 본능만은 여전한 ‘인생의 50%를 달려온 진짜 프로’라고 설명하며, 이들이 과거의 사건을 마저 해결하기 위해 ‘다시’ 움직이는 과정을 담는다. 첫 회에서는 주인공 정호명(신하균 분)이 갱년기 판정을 받는 모습이 나오는 등 중년 서사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공감을 겨냥했다.


예능에서도 중년들의 도전이 소재가 되고 있다. 쿠팡플레이 ‘봉주르 빵집’에서는 배우 차승원, 김희애 주축이 돼 시골마을에서 빵집을 운영 중이며, MBC ‘소라와 진경’은 이소라, 홍진경이 다시 한번 20대의 열정을 불태웠던 런웨이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KBS1 ‘황신혜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황신혜, 신계숙, 양정아가 귀촌해 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본다.


현실의 불안함을 반영하면서도, 그들의 행복 찾기에 응원을 보내는 모양새다. 실제로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평균 퇴직 연령은 52.9세에 불과하다. 재취업률 역시 50% 안팎을 오가는 상황 속 드라마 속 중년들 역시 불안한 것이 당연해진 셈이다.


물론 과거에도 드라마 속 중년들이 마냥 행복하게 그려진 것은 아니다. 한때는 자신들의 성공담을 풀어내며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tvN 교양 ‘어쩌다 어른’(2015),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2015), 예능 ‘할리우드에서 아침을’(2019) 등 여전히 고민할 것이 많고, 힘든 중년들을 다룬 콘텐츠들도 이어졌다.


다만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 속 중년은 ‘어른다움’을 고민하거나, 여전히 남아 있는 ‘열정’을 보여주는데 방점이 찍혔다면 지금의 중년은 여전히 ‘현실’을 버티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그래서 더 여운이 길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일상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준 김 부장 역의 류승룡은 지난 9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낙수라는 이름처럼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는데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더라. 그곳으로 흐르는 김낙수가 될 수 있었던 건 ‘고생했다, 김부장’이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라며 “전국의 낙수를 응원한다”고 말해 드라마 팬들에게 다시금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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