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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홍', '배신자'…洪 향한 후발주자들 공격 매서웠다


입력 2021.09.24 00:05 수정 2021.10.01 09:32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하태경, 洪 검찰개혁 공약 두고 맹공

"조국 검찰개혁과 한 글자만 달라"

洪 "선진국 시대 맞게 바꾸자는 것"

河 "구체적인 사례는 못 들고 있어"

하태경,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2차 경선 제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인사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하태경,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2차 경선 제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인사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3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을 향한 후발 주자들의 공격이 매섭게 쏟아졌다. 양강 구도에 이어 '빅4 진입'을 노리는 후발 주자들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1차 토론회에 이어 하태경 의원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공세에 곤혹을 치렀다. 홍 의원은 1차 토론회서 '조국 사태 수사' 관련 하 의원의 질의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과잉수사였다"고 답했다가 보수 진영 안팎서 논란을 빚은 뒤 뒤는게 해당 발언을 철회한 바 있다.


이날 하 의원은 홍 의원의 검찰개혁 공약인 '국가수사본부 설치 및 검찰 직접 수사권 폐지'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공약은 현재의 경찰로부터 국가수사본부를 독립시키고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한 보완 수사 기능만 하게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 의원은 "홍 의원이 조국 과잉 수사 발언을 철회한 것은 잘 하셨지만 살펴보니 조국과 썸타고 있는 게 또 있더라"며 "지난 8월14일 공약을 발표했는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공약을 하지 않았나"고 언급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충수사만 하자고 했고, 홍 후보는 보완수사만 허용하자고 했다. 딱 한 글자만 다른 데, 이것이 홍 의원의 평소 소신인가"라고 물었다.


홍 의원이 "선진국 시대에 맞게 한국형 FBI를 만들자는 것"이라 답하자 하 의원은 "5년 전 대선 때는 FBI 얘기도 안 했고 검찰 수사권 폐지 이야기도 안 했는데 이번에는 왜 굳이 검수완박 공약을 한 것이냐,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 하 의원은 "선진국 중에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나라가 어디 있는가"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모병제 공약 두고 유승민과도 설전
"4년 전엔 반대하더니" vs "점진적으로 추진"
洪, 劉 '배신자 프레임' 겨냥해 "극복 어떻게?"
劉 "말 바꾼 洪이 배신자…최순실은 충신인가"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충돌은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과의 사이에서도 벌어졌다.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의 '모병제 공약'을 두고 선공을 가하자 홍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유 전 의원에게 덧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에 대한 극복 여부를 물으면서 신경전이 격화됐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모병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는 공약으로 들고 나온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홍 의원은 4년 전에는 모병제에 대해서 '턱도 아닌 이야기다. 젊은 사람들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입장을 바꿨다"며 "대통령이 되면 바로 모병제로 전환할 것인가"라 질문했다.


이에 홍 의원은 "국방세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고 나면 점진적으로 5년 내에 모병제로 추진한다는 뜻”이라고 답했고, 유 전 의원이 "5년 안에 가능한가"라고 되묻자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인원이 잘 뽑히지 않고, 처우를 잘해도 뽑을 수 없다. 군대는 생명이 걸린 문제라 안 가려 하는 것"이라며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에 가게 되면 돈 있는 집 자식들이 낸 세금으로 가난한 집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는 것인데,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의 주도권 토론이 끝나고 홍 의원의 차례가 돌아오자 그는 곧바로 유 전 의원을 향해 "아픈 질문을 하겠다.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라 꼬집었다.


홍 의원의 공세에 유 전 의원은 "이제까지 정치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한 번도 말을 바꾸지 않았다. 일관되게 탄핵은 양심과 소신에 따라 정당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다만 그 이후에 보수가 분열된 것에 대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리할 때는 이용했다가 불리할 때는 그냥 뱉어버리는 식으로 여러 번 말을 바꿨다"라며 "정말 정치인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 그렇게 말을 바꾸는 홍 의원이 진정한 배신자 아닌가,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은 충신이라는 것인가"라고 맞불을 놨다.


유 전 의원의 역공에 홍 의원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유 전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가 일부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갔을 때 대환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그분들은 정상적인 일반 시민이 아니고 우리공화당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든 것"이라며 "그분들이 아무리 길을 막았어도 저는 정치를 하기 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했기에 꿋꿋하게 가서 참배도 하고 방명록도 쓰고 돌아왔다. 홍 의원이 그분들한테 환영받은 것을 자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 대꾸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저는 한 번도 말을 바꾼 적 없다"며 "이제 할 게 없으니 그런 프레임을 씌워보려고 하는데 참 어이없는 짓"이라 웃음을 보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달 8일 후보 4명을 남기는 2차 컷오프를 실시한다. 후발 주자들로서는 우선 4강에 안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네 차례가 남은 방송토론회서 상위권 후보들을 향한 공세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2강'에 유 전 의원의 '1중' 구도가 명확해진 시점에서 오히려 1위 싸움보다 4위 싸움이 더욱 치열하고 처절하게 벌어질 수 있다"며 "후보들 모두 4강 안에만 안착하면 바람을 타고 대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선 경선을 지켜보는 흥미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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