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죽어도 좋은 경험' 4K 리마스터링…극장가 작은 파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6.30 16:10  수정 2021.06.30 16:10

CGV, 시그니처K 오픈…지금까지 14개 작품 재개봉

고 김기영 감독 미개봉 유작, 7월 15일 개봉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극장가는 신작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고전 명작들의 리마스터링 상영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배우 윤여정이 주연을 맡은 고(故) 김기영 감독의 미개봉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가 30여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으로,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 뿐 아니라 미개봉 영화까지 리마스터링 돼 볼거리를 늘렸다.


다음달 15일 개봉하는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마가 되라'는 완성된 뒤에도 김기영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고, 사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남편의 실수로 아들을 잃은 여정(윤여정)과 남편의 외도로 억울하게 이혼당한 명자(이탐미)가 서로의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하고 무자비한 복수를 벌이는 이야기다. 4K 리마스터링으로 1990년대의 서울 풍경과 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조형물이 설치 되기 전 올림픽 대교의 모습부터 서울 사투리, 배우들의 더빙 등 '옛 것'이 되어버렸지만 지금의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나 기술이 새롭게 다가온다.


CGV는 지난 3월부터 재상영관 시그니처K를 오픈해 2000년대 전후로 개봉했던 한국 영화를 다시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CGV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복원 작업을 진행해 관객들은 향상된 화질과 음질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그니처K는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태양은 없다', '시월애', '화녀', '미나리', '8월의 크리스마스',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클래식',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자녀목', '봄날은 간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스크린에 걸었다.


시그나처K의 14개 작품 중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화녀', '미나리', '8월의 크리스마스', '클래식', '봄날은 간다' 등 8개 작품이 10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중에서도 '태극기 휘날리며'는 약 8000명의 관객이 관람했고, '미나리'가 6550명, '클래식'이 3691명, '8월의 크리스마스'가 3225명, '화녀'가 2836명의 관객을 모았다.


특히 '태극기 휘날리며'는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던 제작사 '강제규 필름'이 문을 닫은 후 저작권 보유사가 바뀌며 IPTV나 VOD,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영화 서비스 플랫폼에서 볼 수 없었던 작품으로, 리마스터링 상영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영화들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재상영되고 있다. 전 세대가 서로의 감성을 나누고 한국영화계 역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 영화 외에도 올해 '반지의 제왕' 3부작 시리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이 4K 리마스터링돼 개봉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리마스터링 재개봉작을 관객들이 찾는 이유에 대해 "리마스터링은 최종 상영본을 다시 만든다는 의미다. 이미 작품성이 담보된 작품들을 지금의 상영 환경에 맞게 만드는 것이다. 옛날 영화들은 필름으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필름이 훼손되거나 상처가 나기도 한다. 그것들을 최적의 상태로 다시 복구하면 미쟝센이나 색감에서 또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향수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과 본 적 없는 젊은 관객들을 다 품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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