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현장에 남아있던 소나무 뿌리에서 DNA를 추출, 용의자의 집에 있던 소나무의 DNA와 대조해 절도범을 검거했다”
경찰이 식물인 소나무에서도 사람처럼 DNA를 추출해 유전자 대조법이라는 신종 과학수사기법으로 절도범을 검거하는 개가를 거뒀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국립공원인 계룡산에서 억대 소나무를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조경업자 장모(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정모(43)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장씨 등은 지난 4월 4일 새벽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장군봉 암반지역의 능선에서 형태가 수려한 자생 소나무(시가 3억원 상당) 1그루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이 이 소나무를 훔치기까지는 2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장씨는 지난 2005년 10월경 계룡산국립공원 장군봉 자락에서 서식중인 이 소나무를 발견하고 사전 반출작업으로 약 2년에 걸쳐 뿌리 밑 돌기(굴취 대상 소나무의 뿌리 절반을 자르는 작업)와 전지작업을 등을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왔다.
그 후 장씨는 지난 4월 2일부터 4일까지 밤시간대를 이용, 산밑까지 직선거리 약100m, 폭 7m에 식재되어 있는 수목 300여주를 무단 벌채해 이동통로를 만든 뒤 크레인과 와이어, 화물차를 동원해 나무를 훔쳐 달아났다.
특히 이들은 조경용 관상수를 물색하는 역할과 전문적으로 굴취하는 역할, 훔친 소나무를 수요자에게 매매하는 역할을 각각 분담,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그동안 사라진 소나무를 찾기 위해 조경업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던 중 장씨의 분재원에 식재된 소나무를 발견하고 범행 사실을 추궁했으나 절취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범행 입증에 난항을 겪던 경찰은 이들이 현장에 남기고 간 나무뿌리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경찰은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소나무 잔여뿌리와 장씨가 운영하는 분재원에 식재된 소나무의 뿌리를 국립산림과학원에 DNA감정을 의뢰하여 동일유전자임을 확인하고 장씨를 검거했다.
이에 완강하게 범행을 부인하던 장씨는 DNA가 일치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온 뒤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에서 DNA를 추출해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들의 수법으로 보아 드러나지 않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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