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신고 KIA…기분 좋은 ‘1’의 행진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8.04.03 10:24  수정
전병두는 이날 6이닝 무안타 삼진 6개를 솎아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첫 승, 홈경기 첫 승, 첫 선발승, 그리고 주축타자들의 첫 안타´

KIA가 9일 두산을 제물로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최대 수확은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주축타자들이 부진을 깨고 안타를 기록했다는 사실.

‘좌타쌍포’ 장성호와 최희섭이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나란히 신고했고, 정신적 지주 이종범 역시 첫 안타를 타점으로 연결시키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한 고졸신인 김선빈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해 멀티히트(안타 2개)는 물론 도루와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펄펄 날았다.

KIA의 시즌 첫 승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은 선발투수 전병두.

그동안 출전했던 호세 리마-윤석민-서재응에 비해 다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날 만큼은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1선발급’ 활약을 펼쳤다.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은 것.

4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던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이었다. 투구수 관리와 좋은 페이스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7회에도 충분히 등판 가능했다.

그동안 전병두는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감이 부족해 스스로의 능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동안의 혹평을 잠재우듯 공격적인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최고 145km에 이르는 직구는 어느 때보다도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았다는 평가.

장타보다는 단타 위주로 승부하는 두산타자들은 배트를 짧게 잡고 전병두를 공략했지만, 타구를 내야 밖으로 내보내기 힘들었으며 좋은 타이밍에 맞춰도 파울이 나기 일쑤였다.

좋은 직구와 더불어 전병두가 선보인 강력한 무기는 서클 체인지업. 직구와 비슷한 폼에서 나오는 그의 서클 체인지업은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 결정구로 사용되자 두산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다만, 아직까지도 승부구와 유인구의 차이가 다소 있어 구위가 좋지 않을 때는 상대 노림수에 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받고 있다. 시즌 내내 전병두가 좋은 투구를 보이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단점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

더불어 눈여겨봐야 될 대목은 첫 승을 신고한 KIA의 타순변화.

KIA는 당초 이용규-김원섭의 테이블세터진에 장성호-나지완-최희섭으로 클린업트리오를 이루고 김종국을 9번타자 겸 주전 2루수로 활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합이 예상 밖으로 부진하자 조범현 감독은 김원섭 대신 노장 이종범을 2번으로 기용하고, 6번 타자 이현곤을 3번으로 전진 배치시켰다. 지그재그 타선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동한 것. 또한, 타격이 약한 김종국 대신 패기 넘치는 신인 김선빈에게 출장기회를 줬다.

물론 이러한 타순의 변화는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임시방편식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3경기 좋지 않았다고 시즌 개막 전부터 구상해온 밑그림을 바꾼다는 것은 여러 위험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타순으로 변경 후 첫 승을 신고하는 등 결과는 좋았다. 좀 더 기회가 주어진 후 변화된 타선의 성적이 더 좋다면 아예 고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즌 초부터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KIA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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